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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산드리아 사중주 : 발타자르 ㅣ 펭귄클래식 66
로렌스 더럴 지음, 권도희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 / 2009년 12월
평점 :
그리스의 한적한 섬에서 맬라니의 아이를 키우면서 회상록을 쓴 달리는 그 원고를 발타자르에게 보낸다. 원고를 받은 발타자르는 빽빽하게 주석을 달아 다시 그에게 돌려 보낸다. 그가 잘못 알아도 한참 잘못 알고 있었다면서, 혹 진실을 감당할 용기가 있다면 자신의 주석을 읽어 보라면서. 발타자르의 말을 부인하던 달리는 저스틴이 진짜 사랑했던 사람이 작가인 퍼스워드였다는 말에 깜짝 놀란다. 자신은 그저 퍼스워드에게 향할 네심의 질투를 분산시키기 위한 방패막이었다는 것이다. 뜻밖의 사실에 소름이 끼친 달리는 진실을 찾아 사실을 짜맞추어 나가기 시작한다.
발타자르의 시선을 통해 알게된 사건의 과정은 이러했다. 딸의 실종으로 엉망진창이었던 저스틴은 사랑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네심의 청혼을 거절한다. 이에 네심은 언젠가는 자신을 사랑하게 될거라며 결혼식을 강행한다. 미모의 섹스 중독자와 명문 귀족의 결합, 곧 둘의 존재는 알렉산드리아 사교계의 화제가 되버린다. 하지만 아무리 앞태가 화려하다 한들 속까지 진실해질리는 없지 않는가. 사랑없는 결혼 생활에 질려버린 저스틴은 냉소적인 퍼스워든의 품으로 뛰어든다. 자신만만한 저스틴은 어떻게 해서든 퍼스워든의 사랑을 쟁취하겠다고 결심하나, 의외로 퍼스워든의 벽이 견고하기만 하다.
한편 저스틴의 사랑을 얻기 위한 마지막 수단으로 실종된 저스틴의 딸을 찾던 네심은 아이가 이미 죽었단 말에 상심한다. 차마 딸이 죽었다는 소식을 전하지 못하는 네심을 저스틴은 의심한다. 둘 사이의 간격이 태평양만큼 넓어질 즈음, 달리가 나타나 맬라니와의 사각관계가 형성된다. 한편 네심의 어머니인 레일라는 젊은 시절의 연인인 마운트 올리브가 이집트 대사로 온다는 소식에 동요한다. 한때 <검은 제비>로 불리웠던 그녀는 병으로 미모가 훼손된지 오래, 은둔생활을 하던 그녀는 과연 자신이 마운트 올리브를 만날 용기를 낼 수 있을지 고민한다. 한편 네심의 언청이 동생 추남 나로우즈는 두어번 본 클레어에 대한 짝사랑에 어쩔 줄 몰라한다. 오랜만에 동생을 만난 네심은 야성적인 동생이 자칫 잘못하면 통제 불능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에 우려한다.
비로서 퍼스워드에 대한 저스틴의 사랑을 알게 된 달리는 퍼스워든의 갑작스런 자살을 반추해본다. 과연 그는 왜 그렇게 갑작스럽게 자살한 것일까? 자살 현장에 네심이 와 있었던걸 기억한 달리는 그가 혹시 퍼스워드의 죽음에 관련된 것은 아닐까 추측한다.
1부의 모든 것을 뒤집는 반전이 책에서 눈을 떼지 못하게 한다. 작가의 영리한 배치에 허를 내두를 수밖엔 없었던 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