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위철리가의 여인 ㅣ Medusa Collection 12
로스 맥도날드 지음, 이원경 옮김 / 시작 / 2009년 7월
평점 :
절판
레이먼드 챈들러의 작품을 읽은 듯한 기분이 들게 하던 작품이었다. 사립 탐정 루 아처는 한 마을을 지배하고 있는 거부 호머 위철리의 의뢰를 받게 된다. 자신이 유람선을 타고 2달간 여행을 하는 사이 외동딸인 피비가 사라졌다는걸 알게 된뒤 혼비백산 한 그는 루를 찾게 된 것이었다. 딸을 사랑한다면서 꼭 찾아줄 것을 당부하는 호머는 그러나 조용히 딸을 찾아줄 것을 루에게 명령한다. 실종된 딸을 찾기는 찾되 조용히 찾아달라는 그의 부탁에 어딘지 석연찮은 기운을 느낀 그는 피비의 가족사를 파헤치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녀의 뒤를 캐본 루는 피비의 부모가 평생 보여준 것이라곤 싸우는 모습밖엔 없었으며, 엄마 캐서린의 불륜을 고발하는 편지가 날라든 적이 있었다는 것과 그후 떠들썩한 이혼이 이어졌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피비를 마지막으로 본 사람이 피비의 엄마 캐서린이었다는 사실을 알게된 루는 그녀를 찾아 헤매나 정작 만난 사람은 그녀가 아니라 시체였다.캐서린의 집을 팔아준 부동산 업자가 그녀의 집에서 살해된 채 발견되자, 루는 그것이 단지 우발적인 살인이 아니라 피비의 실종과 모종의 관련이 있음을 직감한다. 한층 더 캐서린을 찾아야 겠다고 마음 먹을 즈음 단서를 캐던 그는 그녀가 허름한 호텔에 묵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데...
부유한 가문에 드리워진 불운의 그늘, 그 그늘 아래서 불안하게 커버린 딸, 그 딸을 사랑하는 아버지와 아버지를 위해 살인자가 되기로 마음 먹은 딸, 그리고 애인을 위해 상상도 못할 범죄를 저지르게 되는 남자등... 비교적 짧긴 하지만 인간적인 등장인물들로 인해 꽉 짜였다는 느낌이 들게 하던 추리 소설이었다. 오래전 쓰인 소설이긴 하지만 지금 봐도 그다지 어색하지 않다는 점이 장점.분위기나 침착한 탐정이나 불륜으로 범벅이 된 가족사의 비밀등 챈들러의 다른 소설을 보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결론이 비극적이지 않다는 것도 마음에 든 비교적 잘 쓰인 추리 소설이 아닌가 한다. 추리 소설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보셔도 실망은 안 하실 듯. 아니, 어쩜 너무 흔한 줄거리라고 실망하시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