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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모니 실크 팩토리
타시 오 지음, 황보석 옮김 / 작가정신 / 2009년 8월
평점 :
절판
중국인 거상 조니 림이 77세의 나이로 죽자 아들인 재스퍼는 아버지를 낱낱히 까발리겠다면서 이 책을 쓴다. 말레이시아 협곡에 있는 하모니 실크 팩토리 주인으로 2차대전에 일본에 대항한 영웅이었던 그는 아들은 협작꾼에 암시장 상인이자, 거짓말장이, 반역자로 기억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중국인 고아로 태어난 그가 어떻게 말레이시아 영웅에 거부가 될 수 있었던 것일까? 그리고 그런 영웅적인 아버지를 왜 재스퍼는 그리도 싫어하게 된 것일까? 과연 그가 말하는 아버지 조니 림의 정체는 맞는 것일까? 조니 림에 대해 할 말이 있다고 나선 아들 재스퍼와 조니 림의 아내인 스노, 그리고 조니의 영국인 친구였던 피터 이렇게 세 사람이 차례로 말하는 조니를 통해 우리는 그가 어떤 사람이었는가 판정을 내리게 된다. 과연 그는 어떤 인물이었을까?
영화 <캐릭터>를 떠올리게 하는 책이었다. 엄격한 아버지와 그를 오해하는 아들의 갈등을 그리고 있어서 인 모양이다. 물론 영화와 동격이냐면 그건 아니고, 영화에 비하면 수준이 많이 떨어진다고 보는게 맞을 것이다. <캐릭터>야 보기 드문 수작이었지만 이 책은 잘 읽힌다는 장점이 있기는 했으나, 후반부로 갈 수록 내용의 질이 떨어지는 바람에 수작범주에는 들어가기 힘든 책이었으니 말이다. 안타까운 것은 내용을 잘 짜기만 했다면 좋은 작품이 될 수 있을만한 줄거리 였다는 점이다. 하지만 지나치게 멜로 드라마로 줄거리를 이끌어 가는 바람에 대단한 인물이 될 수도 있었을 조니 림을 아내에게 버림받은 범부로 그려내 버리고 만점이 안타까웠다. 작가의 시야가 조금만 더 넓었더라면 근사한 작품이 될 수도 있었을텐데 싶어 실망이었다. 더군다나 아내 스노에 대한 인물묘사는 아무리 봐도 그 시대에 그런 여인이 있었겠나 싶게 지나치게 신비스럽게 그려낸 점이 오히려 신빈성이 없어 보이게 만들었다. 그럼에도 데뷔작 치고는 탄탄하다는 점과 위에서도 언급했다시피 책장이 술술 넘어가게 쓴 점은 인정해야 하지 않는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