랍비의 고양이 1 - 나는 말하는 고양이 세미콜론 그래픽노블
조안 스파르 지음, 심지원 옮김 / 세미콜론 / 2006년 11월
평점 :
절판


1930년대 알제리, 그 속에서 이방인중의 이방인으로 살아가는 유대민족의 이야기를 고양이의 눈으로 다룬 만화책이다. " 나로 말하자면 야행성에, 예측 불가능하고 심오하게 윤리적이라고 " 선언하는 이 친구는 바로 고양이 무즈룸. 그는 독실한 유대교 신자이지 랍비인 아저씨와 그의 아리따운 딸 줄라비야 아가씨와 함께 살고 있는 고양이다. 그는 어느날 밉살맞은 앵무새를 집어 삼키고는 말을 하게 되는 기적을 일으키게 된다. 말을 하는 김에 유대교 성인식을 치르겠다고 나선 그를 하지만 유대교에선 받아들이지 않는다 .아무리 그가 말을 한다고 해도 인간이 아니라는 이유로...당연히 고양이 모즈룸은 반발한다. 그가 개보다 더 낫고, 인간보다 못할 이유가 없다는 이유로...하지만 그의 청원은 어이없다는 랍비 선생의 표정 하나로 끝이 나고, 결국 그는 그토록 바라던 성인식을 받지 못하게 된다. 말을 하는 자유를 얻은 그는 랍비아저씨를 졸라 유대공부를 시작하고, 그가 생각보다 아는 것이 많다는걸 알게된 랍비 아저씨는 놀라고만다. 말을 하는 고양이를 갖고 있는 것이 좋은 것만이 아니라 골치아픈 일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될 즈음, 프랑스 유대인 협회에선 랍비 아저씨에게 프랑스어 시험을 치도록 통보한다. 그래야 랍비증을 줄 거라는 말에 랍비아저씨는 식은 땀을 흘리는데.... 과연 아저씨의 프랑스어 시험은 어떻게 끝이 날까? 그를 돕겠다고 나선 고양이 무즈룸의 시도는 동물은 시험장에 들어올 수 없다는 조항때문에 막히고 마는데... 

유대인이거나 아랍인이거나 기독교 인이 아닌 고양이 무즈룸을 통해 인간의 모순과 삶의 이면을 들여다보고 있던 만화책이다. 고양이 눈에 비친 인간은 어떤 모습일까? 그렇게 깜찍하달 수 없는 고양이 무즈룸이 인간에게 던진 질문들은 발칙하다싶을 정도로 정곡을 찔렀다. 정통 종교쟁이라고 할만한 랍비 아저씨, 그의 속내를 맘껏 들여다 볼 수 있는 고양이 무즈룸, 그리고 무즈룸이 사랑하는 아가씨 줄라비야를 통해 종교와 인간의 관계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도록 한 책이었다. 남의 종교긴 하지만 재밌고 설득력있는 점이 좋았다. 그럼에도 이걸 내가 꼭 알아야 하는 생각이 늘 떠나진 않았으니... 종종 너무도 박수를 치고 싶던 저자의 통찰력도 무관심의 벽을 넘기란 힘들었는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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