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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엘
마르티 레임바흐 지음, 최유나 옮김 / 현대문화센터 / 2009년 4월
평점 :
<줄거리> 애인이 불의의 사고로 죽자 방황하던 멜라니는 도피 삼아 영국으로 간다. 파티에서 만난 스티븐과 충동적으로 결혼하게된 그녀는 자신이 드디어 행복의 열쇠를 얻었다며 좋아한다. 내면의 스멀거리는 불안감을 자각하지 않으려 노력하면서... 5년 후 에밀리와 다니엘 두 남매의 엄마가 된 그녀는 최고의 엄마가 될거라는 자신감으로 충만하다. 하지만 살가운 딸과는 달리 아들 다니엘이 말을 하지도, 공감을 나누지도 않는 모습에 멜라니는 불안해진다. 아들의 상태가 궁금한 멜라니는 진실을 알아내려 조급해하나 남편은 그런 아내에게 화를 낸다. 아무도 그녀를 도와주지 않는 첩첩산중속에서도 어렵사리 다니엘이 자폐아라는걸 알아 낸 그녀는 절망한다. 거부하고 싶은 진실과 마주한 그녀는 적어도 어제보단 더 나은 다니엘을 만들겠다고 다짐을 하지만 그런 결심마저 아들의 상태를 부인하는 남편으로 인해 무너진다. 도움을 받아야 하는 처지에 오히려 훼방과 비난만 해대는 남편과 시댁때문에 그녀는 회복할 수없는 상처를 입는다. 아들의 상태가 아내의 과민 탓이라면서 가출을 해버리는 남편, 끝 없는 우울속에서 허우적대던 그녀는 다니엘을 위해서 마음을 다잡는다. 엄마라는 이름으로 이를 악 다문채, 다니엘에게 도움이 되는 치료를 위해 사방팔방으로 뛰어 다니던 그녀는 학계의 이단아로 불리는 치료사 앤디를 찾아간다. 돈을 왕창 요구하던 그에게 거부감을 느끼던 그녀는 첫 진료날 다니엘에게 엄마라는 말을 가르치는 그를 보곤 감격하고 만다. 돈 줄을 죄는 남편과 화수분처럼 돈이 들어가는 다니엘, 아들을 포기할 수 없는 주인공은 살림살이를 팔아가면서 뒷바라지를 시작한다. 그녀의 형편이 어렵다는걸 눈치챈 치료사는 그녀에게 연민을 느낀다. 그녀의 희생과 노력에 다니엘이 조금씩 반응할 무렵, 다른 여자와 동거를 하고 있던 남편이 돌아오겠다고 선언한다. 한때 영리하다 자부했던 그녀는 다니엘을 위해 무책임한 남편과 합쳐야 겠다는 생각이 드는 자신을 보면서 놀라고 마는데..과연 그녀는 어떤 선택을 내릴 것인가?
작가의 자전적 소설로 아들이 자폐아로 태어나면서 겪게 된 이야기를 담담하게 그리고 있던 책이다. 남편과의 갈등을 신경질적이고 날카롭게 풀어가던 초반엔 그다지 흥미를 못 느꼈으나--이 여잔 왜 남편 욕을 이리도 하나 싶어서---중반으로 넘어가면서 몰입이 쉬워졌다. 자폐아를 둔 엄마가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통해 성장하는 과정이 소설처럼 흥미진진했기 때문이다. 절대 자신의 아이는 자폐아일리 없다면서 아이를 외면하는 남편과 시댁 사람들의 횡포에 맞서 아이를 위해 진실을 찾아가는 주인공의 용기가 가상했다. 장애아의 엄마라는 상처를 극복하고 점차 강해져가던 그녀의 모습, 나약하고 의존적이기만하던 그녀가 조금씩 자신의 길을 찾아가는 모습이 당당했다. 아이를 지켜내는 모든 엄마를 보면 늘 드는 생각이지만, " 신이 모든 곳에 갈 수 없기에 엄마를 만들었다" 는 말은 정말 진리지 싶다. 신이 필요한 곳에 분연히 남아 아이를 지키고 있는 모든 부모에게 눈물의 기도를 보낸다. 이 책을 보면서 든 생각을 짧게 적어보자면...
1. 자폐아는 냉정하고 차가운 엄마 탓이라고 함으로써 자폐아의 엄마들에게 대못을 박아댔던 사이비 교수, 넌 필시 지옥에 가 있을거야.
2. 페미니스트를 자처하는 멜라니가 나중에 개차반 남편을 받아들여야 하나 고민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미 남편을 사랑하지 않지만 장애아를 키워야 하기에 그래도 다른 남자보단 남편이 낫질 않겠는가 저울질하던 그녀를 보니, 아마 나라도 현실적으로 그런 결론을 내릴 수 밖엔 없겠다 싶었다.
3.힘들고 어려운 일을 당했을 때야말로 주변 사람들을 더 사랑하거나 싫어하는 계기가 되는 것 같다. 만약 다니엘의 자폐를 알았을때 주변의 사람들이 합심해서 도와줬더라면 멜라니의 어려움은 한결 덜어졌을 것이다. 집중해서 도와주는 것이 그리도 어려운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또 반대로 너무도 쉬운 사람들이 있는걸 보면 세상은 정말 요지경이란 말이 맞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