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마음은 태양
E. R. 브레이스 웨이트 지음, 박중서 옮김 / 청미래 / 2009년 4월
평점 :
절판


남미 가이아나 출신의 흑인 브레이스웨이트는 종전 직후 일자리를 찾기 위해 런던으로 온다. 2차대전때 공군에 근무했던 그는 군대내에선 느끼지 못했던 차별을 사회속에서 받게 되자 한기를 느낀다. 캠브리지 출신의 화려한 이력도 그의 직업을 구해주진 못했으니, 단지 흑인이란 이유로 직장을 구하지 못하자 낙담한 그에게 어느날 한 노인이 해결책을 제시해준다. 변두리에 교사가 부족하니 한번 응시해 보라는 것, 워낙 일손이 부족하니 자네 같은 인재를 거두절미하진 않을걸세 하는 말에 발끈했던 그는 노인의 차분한 대응에 지고만다.  

" 이런 이런 흥분하지 말게 젊은이." 그는 대단한 인내심으로 나를 상대해 주었다. 내가 그런 대접을 받을 만한 사람이 아닌데도 말이다. "이스트엔드에 사는 사람들을 그렇게 얕잡아 보면 곤란하지. 바로 그 빈민가오 골목길에서 이 나라의 수많은 전문가와 과학자,그래고 몇몇 정치가들이 배충괴었으니 말일세.그러니 말조심 하지 않으면 젊은이야말로 다른 누구보다 도 더 지독한 속물이 되고 마는 거지. 설마 다른 일자리를 구하러 다닐 때에도 그런 사고방식을 갖고 있었던 건가? "  

다른 사람들을 속물이라고 비난했던 그 역시 가난이라는 잣대로 다른 사람들을 평가하고 있었다는걸 깨달은 그는 당장 교육청에 일자리를 알아보고 노인의 예언대로 교사가 된다. 직장이 생겼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뛸 듯이 기쁜 그의 속내도 알지 못한 채 변두리의 허름한 학교의 교장과 선생님들은 그가 오래 버티지 못할 것이라고 걱정을 한다. 말이 거칠고 행동이 험악한 아이들을 보곤 충격을 받은 그는 그들을 어떻게 가르쳐야 할 것인가 고민을 한다. 이 책의 묘미는 바로 그가 그 고민에서 한발 더 나아가 좋은 교사가 되는 과정을 보여주는 데 있었다. 비록 험하게 굴긴 하지만 마음 만은 아직 여리고 혼란스런 아이들에 불과하다는걸 깨달은 그는 아이들에게 사회 적응 훈련을 시작하고 그것이 아이들에게 먹혀 들어간다. 점점 아이들의 신뢰와 존경을 얻은 그는 아름다운 동료 교사와의 데이트로 학교 생활이 행복하기만 한데... 

유명한 영화의 원제다. 다시 봐도 지루하지 않는 볼때마다 감동적인 여운을 주는 영화중 하나였는데 책을 읽어도 마찬가지이길래 웃고 말았다. 아마도 이런 이야기를 내가 좋아하기 때문이리라... 뭐 ,줄거리야 이미 유명하니 새삼 더 요약할 것은 없다고 보고. 이 책을 읽고 얼마전 읽은 책에서 하던 말이 생각났다. 영국 공립 학교가 몰락하고 있는 것은  사람들이 말하는데로 학교의 질이나 교사의 질이 떨어지기 때문이 아니라 빈부차가 그만큼 벌어지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아무리 좋은 교사를 모셔 놓는다 해도 돈 벌이를 하느라 아이를 방치하는 부모를 메워줄 수는 없다는 것이었다. 빈곤의 대물림 , 악순환이 그렇게 심각한 것이었던가 새삼 헤아려보게 된 책이었는데, 이 책을 보면서 60년대의 영국이 비슷한 면도 있지만 어찌보면 지금보다 나았다는 생각에 씁쓸했다. 가난해도 아이들을 잘 키우려 마음 먹은 부모들이 있었고, 열심히 가르치려는 교사라면 뭔가 배우려 하는 아이들이 있었으며, 아이들을 무서워 하는 부모들이 있었으니 말이다. 빈곤이야말로 최악의 교육 조건이다라는 말이 선진국이라는 영국에서 들여오는 마당에 우리나란 어떨까 ...현재는 앞으로는, 먹먹해지는 기분이다. 최악의 빈부차에 멀어지는 교육 기회 조건등으로 결국 한 나라 안에서 서로를 경계하고 경멸하며 타인시 하는 나라가 되어 가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된다. 부디 그럴 정도엔 오지 않을 정도로 어른들이 지혜를 짜내길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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