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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 라스베가스 - 슈즈홀릭이 반해버린 미국 캠핑카 여행
도린 오리온 지음, 신선해 옮김 / 시공사 / 2009년 5월
평점 :
품절
하루종일 파자마 차림으로 방안을 헤매고 다닌다 해도 전혀 아쉬울게 없던 정신과 의사 도린에게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이 들어온다. 중년의 위기를 겪고 있던 남편 팀이 안식년 삼아 버스를 타고 미국을 한바퀴 돌아보겠다는 야심찬 프로젝트를 꺼낸 것, 200켤레의 명품 구두의 소유자답게 프린세스의 우아한 삶을 고집해왔던 도린은 갑자기 눈 앞이 깜깜해진다. 성을 내면서 절대 안 된다고를 외칠려는 순간 평생 남을 위해 열심히 일해 온 그녀의 남편이 눈에 들어왔다고 한다. 환자를 성심껏 돌보고--그녀의 남편 역시 정신과 의산데, 그녀 말에 의하면 자신과는 달리 정말로 신실한 의사였다고 한다.--- 거기에 조금은 부산스런 자신과 아무소리 없이 살아 준 고맙고 착한 남편이 아니던가? 그가 휴가가 필요하다는 말에 그녀는 말없이 따라야 겠다고 마음 먹었다고 한다. 아무리 내가 싫다고 해도 따라가주자... 그것이 바로 이 책이 나오게 된 계기가 된다. 그렇게 1년 동안 고양이 둘과 개 한마리 그리고 슈즈 홀릭인 그녀와 그녀를 사랑하는 남편이 10평 남짓의 버스를 타고 미국을 횡단한 이야기를 풀어놓은 것이니 말이다. 여행할 당시 도린이 블러그를 운영했었다고 하던데, 아마도 그때의 기록들을 보면서 새롭게 글을 쓰지 않았는가 싶었다.
결론만 말하면 호들갑이 유난한 아줌마의 여행 일지라고 보면 되겠다. 나름 성실하게 썼지만 완전히 공감이 가지도 이 작가에게 매력을 느끼기도 애매하게 말이다. 포스트 빌 브라이슨이라고 하던데, 그건 말도 안 되는 이야기고...여자라서의 한계였다기보단, 그저 글을 빌 브라이슨만큼 잘 쓴는 작가는 아니었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갸륵했던 것은... 그렇게 여행을 싫어하면서도 꾸역꾸역 남편 따라 나서는 그 모습이었다. 남편에겐 휴가가 절실하다. 그러니 이번엔 내가 한번 맞춰주자. 평소에 남편이 나를 맞춰주었으니 한번 정도는 크게 인심 써도 되지 않겠는가 라며 불평하면서도 여행에 따라 나선 모습이 귀여웠다. 슈즈홀릭을 자처하는 약간은 자신이 공주인 줄 아는, 하여 종종 얄미운 구석이 없지 않은 이 여자를 남편이 그렇게 사랑하는 이유를 알것 같았다. 책은 뭐 그다지 재밌진 않았지만 그래도 부부의 다정한 모습만은 인상적이었다. 앞으로도 두 분 평생 그렇게 행복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