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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격사원
에가미 고 지음, 김주영 옮김 / 북하우스 / 2009년 4월
평점 :
절판
10계명을 테마로 해서 회사 사원으로 살아가면서 겪을 수 있는 일들을 소재로 쓴 소설이다. 약육강식, 음모와 계략, 이기주의와 파벌주의가 판치는 회사에서 살아남기 위해 안간심을 쓰는 사원들의 어려움과 애환, 그들의 성공과 실패를 그린 것인데, 회사 생활을 하면서 겪었거나 들었던 이야기를 군더더기 없이 설득력있게 그린 것이 장점이다. 저자가 은행에서 20년간 일한 덕분인지 은행에서 일어난 이야기들이 대부분이었는데, 보통 사람들은 잘 모르던 은행의 내부사정을 들여다 볼 수 있던 점이 재밌었다. 할당량을 채우기 위해 고객의 빼돌리던 영업담당 주임, 아부와 눈치와 음모로 드디어 바라던 은행장에 올랐으나 그 이상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몰라 당황하는 은행장 비서,성희롱을 감시하는 감사부 소속임에도 자신이 회사직원과 불륜에 빠지면서 함정에 빠지는 사람, 힘들때 자신을 돌봐준 야쿠자 두목을 배신해야 하는 처지가 되자, 은혜나 정의냐 사이에서 갈등하는 호텔사장, 부하의 공적을 훔치고 가로채는 능력있는 (?) 선배의 봉이 되어버린 후배 이야기등 회사에서 벌어지는 별별 더러운 이이기들을 담고 있다. 이런 책을 보면 세상은 언제나 공정하고 공평하게 돌아간다는 말을 믿는다는 것은 현실과 담을 쌓는 사람만이 가능한게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현실은 그보다 더럽고 유치하며 불공정하고 무책임한데다 혼란 그 자체이며 언제나 선이 악을 이긴다는 말 역시 공허한 꿈에 불과할 지도 모르는데 말이다. 그럼에도 보다 나은 사회를 위해 이런 것들이 나쁘다고 까발려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 그나마 다행이라면 다행같다. 이 책을 쓴 저자처럼 말이다. 알고보니 저자는 고객을 위해 일하자는 구호로 일하다 은행에서 잘렸다고 한다. 양심을 지키려는 사람은 결국 내몰리듯 물러나게 되어 있는 것이 이 사회의 구조인걸까 싶어 씁쓸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 책이 씁쓸한 책인가 하면 그런것은 아니니 오핸 마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