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퍽퍽 오던 어느 겨울날 지방 공연에 나섰던 연극 단원들은 눈보라를 피해 키리에고 저택으로 들어가게 된다. 외딴곳에 지어진 서양식 멋진 건물에 눈이 휘둥그레진 단원들은 그들을 마뜩잖게 맞아주는 성 사람들때문에 기가 죽는다. 빨리 벗어나고는 싶지만 심해지는 눈보라 덕분에 오도가도 못하게 된 그들은 성안에서 단원들이 죽어나가자 경악에 떨게 된다. 성이 죽어갈 이들을 미리 예언한다는 집사의 말도 안 되는 이야기에 단원들을 더 공포에 떨고, 사랑하던 여인마저 살해되자 주인공은 살인범을 잡겠다면서 이를 가는데... 용두사미라는 말이 딱 어울리는 추리소설. 처음 분위기는 디립다 좋아서 괜찮은 추리소설임갑다 좋아 했는데, 결론에 이르러보니 싱겁기 그지 없었다. 일본 사람들은 밀폐된 공간에서의 살인사건을 푸는 추리 소설을 엄청 좋아하는 듯. 하지만 좋아한다고 해서 쓰는 작품마다 다 족족 걸작일리 없다는 점만은 유의하셔야 되지 않을까 한다. 그나저나 일본 추리 소설은 이젠 신물이 나는 통에 앞으로 왠만한 수작이 아니라면 감명을 받기 어려울 듯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