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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감정 사용법
프랑수아 를로르.크리스토프 앙드레 지음, 배영란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08년 7월
평점 :
절판
언젠가 미국에서 4년남짓 살다 온 언니가 이런 말을 한적이 있었다. 예전엔 몰랐는데, 이제 보니 한국 사람들은 다들 화가 난 표정이라고...생판 모르는 타인에게 상냥하게 굴면 위신이 깍인다고 생각 하나봐? 라고 묻는데 순간 아니라고 반박하고 싶었던 기억이 난다. 이러저러 주절주절, 그래도 정이 깊지 않느냐는둥, 그래도 우린 위선적인 친절을 베풀지는 않는다는둥 둘러대긴 했지만 어느정도는 언니의 말에 공감이 되었던 것도 사실이다. 우리는 왜 그렇게도 화가 나 있을까? 난 그것이 우리가 다들 불행하기 때문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든다. 너도 나도 불행해서, 기회만 되면 남들을 더 불행하게 만들어 주겠다는 마음자세로 똘똘 뭉친건 아닐까 싶은 것이다. 자신의 감정에 솔직하기 보단 가면을 쓰고 사는게 올바른거라 생각하고, 더 나아가 가면을 쓰지 않고 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배우지 못했다는걸 감안하면 앞으로도 쭉 이런 굳은 표정들이 대세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든다. 비약일지도 모르겠지만서도...
서두가 약간 빗나갔다. 쏘리~~~! 본론으로 들어가서, 내 감정 사용법이라는 희한한 제목의 책이다. 내 감정을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그것도 모를까봐? 하시는 분들, 아마 속으론 켕기실거다. 실은 내 감정을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자신도 잘 모르기 쉽상이니 말이다. 감정을 드러내는 것도 개성이라, 마치 드라마 주인공처럼 감정의 롤러코스터를 타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감정을 쉽사리 드러내지 않아서 이게 좋다는 건지 싫다는 건지 종잡을 수 없는 사람도 있는 법이다. 그렇다면 과연 어느것이 나은 것일까? 이 책에 의하면 감정도 적당히 표출하는것이 건강에도 좋고 인간관계를 맺는데도 좋다고 한다. 무엇보다 감정을 억누르는 것은 피해야 한다고 하는데, 왜냐면 감정이란 이유가 있어 저절로 생기는 것이기 때문에 그것을 회피하는 것만으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기 때문이란다. 말하자면, 자신의 내면에서 어떤 소리가 들리는지 제대로 듣지 않으면 자신이 골탕을 먹을 거란 말씀! 인간의 희노애락을 비롯해서, 분노는 터트려줘야 만만하게 보이지 않는다든지, 두려움은 위험한 상황을 알리는 바로미터라든지, 질투는 나의 가치를 높이고 더 나은 배우자를 찾게 만든다든지, 시기심은 더 높은 이상을 위해 필요한 자질이라는 등 감정을 적절하게 일상에 적용하는 방법들을 제시해주고 있었다. 탁월하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지만, 유명한 소설이나 영화, 개개인들의 사례를 통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고 있는 점이 장점이다. 그러니, 혹 자신의 감정이 어떤 의미인지 잘 파악이 안 되는 분이나, 내 감정이 타인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몰라 안절부절 못하시는 분들, 이 책 표지에 쓰인 것처럼 감정에 조정당하는게 아니라 감정을 조종하며 살고 싶다시는 분들은 참고서 삼아 보심 좋지 않을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