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8년 미국 오하이오주 스펜서시의 도서관 관장인 비키는 추운 겨울날 반납함에 버려진 새끼 고양이를 구출해낸다. 감동적인 첫 만난으로 마음이 짠해진 그녀는 고양이 이름을 듀이라고 짓고 도서관에서 기르기로 한다. 그런 연유로 세계 최초인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세계 최고라고 손꼽아도 될 도서관 고양이가 탄생한다. 모든 사람들을 홀딱 반하게 하는 매력을 가진 듀이는 도서관에서 동물을 키운다는 적잖은 반발도 무시한 채 점차 도서관에 자리를 잡아나간다. 하루종일 도서관을 사수하며 열심히 자신의 본분을 다한 듀이는 그를 찾아온 사람들에게 위로와 위안을 주면 무엇보다 사람들을 묶어주는 구심점 역할을 한다. 실업과 불황의 그늘에서 벗어날 길을 찾지 못해 우울한 농촌 마을 사람들은 듀이의 전국적인 인기와 더불어 활기를 찾게 된다. 듀이의 존재로 삶의 활기를 얻게 된 것은 비단 마을 사람들만이 아니었다. 알콜 중독자인 남편과의 이혼, 계속된 투병, 형제들의 죽음과 소원해진 10대 딸 등으로 삶에 지쳐있던 사서 비키 역시 듀이로 인해 살아갈 힘을 얻게 되는데... 특별한 고양이 듀이와 함께한 19년의 세월을 회상한 실화이다. 표지에 의젓하게 정면을 응시하고 있는 잘생긴 고양이가 바로 듀이. 저자의 설명에 의하면 왠만한 말을 다 알아듣고, 눈치가 구백단에, 까다로운 입맛과 불굴의 고집을 지닌, 모든 사람들을 평등하게 대할 줄 알았던 제왕다운 풍모를 지닌, 또 자신을 사랑하게 만들줄 아는 매력을 지닌 고양이었다고 한다. 그녀의 설명을 듣고보니 왜 사람들이 듀이에게 그렇게 호들갑을 떨어댔는지 이해가 갔다. 그렇게 한없이 깜찍한 듀이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 것이 그다지 지루하지는 않았지만 ( 내가 고양이 러버임을 감안하면 그다지 지루하지 않았다는 것은 칭찬이 아니다.) 아무래도 저자가 전문작가가 아니다보니 묘사가 평면적인 설명에 그친다는 점이 아쉬웠다. 한마디로 글발이 달린다. 아마도 그녀가 자랑스러워 하는 오하이오의 투박한 정서가 책을 쓰기엔 유리한 이점이 못되지 않는가 싶었다. 다만 의외의 수확이라면 마을 도서관을 새로운 눈으로 보게 됐다는 점일 것이다. 마을을 하나로 묶어 주는 사랑방을 역활을 하기 위해 비키 같은 사서분들이 얼마나 노력을 하는지 이 책을 보면서 새삼 깨달았기 때문이다.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기관이 되기 위해 심지어 케익 틀까지 대여 해주는 등 여러가지로 아이디어를 짜내고 있던데, 갑자기 우리 동네 도서관 정경이 떠오르면서 흐믓한 마음이 들었다. 사서분들이 이 책을 본다면 본인들의 직업이 자랑스러워 지실 듯... 그분들의 노고에 감사를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