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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 속의 남자
폴 오스터 지음, 이종인 옮김 / 열린책들 / 2008년 9월
평점 :
절판
72세의 서평가 브릴은 아내를 잃은 슬픔과 딸과 손녀에 대한 걱정,그리고 잠이 안 오는 밤을 이기기 위해 책을 쓴다.그런데 문제는 그가 만들어 내는 책속의 일들이 현실처럼 벌어진다는 것,덕분에 책 속의 주인공인 소심한 마술가 브릭은 일어나보니 자신이 전쟁의 한가운데 떨어져 있게 된것을 발견하게 된다.한창 내전 중이라는 미국,경악하고 있는 브릭에게 무슨 단체에선가 찾아와서는 이 모든 것이 브릴이 소설을 써서 된 것이라면서 세상이 종말로 가기전에 브릴을 죽여 줄 것을 요청한다.안 그러면 아내를 죽일 것이라면서...전쟁 자체를 부인하던 브릭은 자신의 안위를 위해 힘없어 보이는 아무 원한 없는 노인을 죽여야 할 것인가 고민하게 되는데...
9.11사태 이후의 미국을 고민한 흔적이 보이는 작가의 신작이다.은퇴한 서평가 브릴의 현재 삶과 소설속 주인공 브릭이라는 사람의 이야기가 교차로 등장하면서 미국의 현주소를 보여주고 있던 소설이었는데,이 소설가가 환상 소설로 성공했다는 점을 알겠지만 굳이 소설속 자아인 브릭이란 인물을 등장시킬 필요가 있었을까 싶었다.사족처럼 느껴졌으니까.이 소설을 읽으면 얼마전 타개한 커트 보네거트가 생각났다.만약 그라면 9.11에 이은 미국과 아랍의 대치를 이렇게 그려내진 않았을텐니까.역시 인간을 바라보는 깊이와 세계에 대한 통찰력에서 차이가 나는구나 싶어 갑자기 보네거트가 그리워졌다.깊이나 통찰력을 기대하고 집어들었다면 실망하실 듯.그냥 잘 쓴 통속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