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마 다 읽기 곤혹스러웠던 신파의 극치.왜 우리나라 작가들은 엄마란 존재를 인간이길 포기한 사람으로밖엔 그리지 못하는지 한숨이 나온다.오래전에 나온 강석경의 <숲속의 방>엄마처엄 살아 숨쉬는 현실적인 엄마상을 그리는게 그렇게 어려운 일인 것일까? 막막하다.정치나 경제만이 아니라 문학에서도 꺼꾸로 가고 있는게 아닐까 걱정이 된다. 무엇보다 현실적이지 않는 엄마상이라는 점이 무척 맘에 안 들었다.난 과거부터 엄마였고,지금도 엄마인 사람들 속에서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하지만 이렇게 멍청하게 퍼주기만 하는 엄마는 단 한 사람도 보지 못했다.그들도 인간이고, 배운 것과 상관없이 다들 나름 영리한데다, 특히나 인간관계가 기본적으로 피드백이라는걸 모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엄마들이 아무리 자식에게 맹목적이고 헌신적이라고 한들,눈 가리고 아웅하며 살지는 않는다는 뜻이다.<고양이를 부탁해>에서 가장 마음에 들던 장면이 생각난다.가족내에서 천덕꾸러기 일꾼에 불과했던 배두나는 마지막 장면에서 가족들 돈을 들고 가비얍게 외국으로 튄다.천대받고 홀대받은 자식은 자유를 찾아 가출해도 되고,역시 천대받고 무시받는 엄마는 처참하게도 실종되서 사라져야만 하는 것일까?그럴 바엔 차라리 엄마도 가출을 하게 해주셔요,라고 말하고 싶었다.엄마의 실종이 실은 실종이 아니라 계획된 가출이란 줄거리였다면 얼마나 반가웠을꼬...보다 현실감있다는 생각이 들었을 거다.<엄마가 뿔났다.>에서 휴가를 당당하게 요구하는 엄마가 드라마속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시대에 이런 신파가 여전히 먹힌다는 것이 참으로 놀라울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