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원으로 놀아주기 - 우리 집은 실내 놀이터
현득규 지음 / 이밥차(그리고책) / 2008년 12월
평점 :
품절


아직 만 네 살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는 조카는 한마디로 "놀아줘"매니아다.꿈나라로 가기 1분전까지 막강한 두 눈을 초롱초롱 빛내면서 1초도 아껴가며 알뜰하게 노는 조카,쓰러져 잠들기전까진 눕지조차 않는 조카,어쩌다 늙은 고모가 힘에 부쳐 널부려져 있을라치면 질질 끌어가며 일으켜 세우는 무지막지한 조카와 놀다보면 그 다음날은 폭탄에라도 맞은 듯 정신이 멍해지기 일쑤다.(시사점--아이는 되도록 부모가 기운 팔팔할때 낳는게 좋다.아이랑 노는건 보통 체력 가지고는 어림없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힘이 딸린다고 이 귀여운 녀석이랑 안 논다는 것은 생각 할 수 없는 일, 하여 요즘 내 고민은 어떻게 하면 조카랑 재밌게 놀것인가? 라는 것이다. 체력도 체력이지만 그보다 더 시급한 문제는 아이랑 무얼하며 놀아줘야 하는지 도무지 모르겠다는 것,평소 아이랑 놀아준 경험이 없다보니 당연한 결과일 것이다.그렇게 조카랑 어떻게 놀아야 할까 고민하던 내게 마치 한 겨울의 햇살처럼 다가온 책이 있었으니 바로 다름 아닌 이 책이다. 더군다나  "0원으로 놀아주기"라니,빈궁하고 조카집에 장난감이 많은 탓에 주로 몸으로 놀아줘야 하는 나로써는 참으로 눈이 번쩍 뜨이는 제목이 아닐 수 없었다.그래,이거야,내 아이디어가 부족하면 남의 아이디어라도 빌려야지.이제 이 책만 있으면 난 한동안 놀이 고민에선 해방이겠다면서 쾌재를 부르며 본 책이 되겠다.내용은 제목대로 집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를 가지고 아이랑 놀아주는 게임들을 친절하게 사진으로 소개한 것들이다.종이 박스나 패트병,휴지와 이불,풍선,나무 젖가락등을 이용해 놀아주는 것이니 우선 재료를 구하기 어렵지 않다는 것이 마음에 든다.음,이 재료들에 아이디어만 보태면 놀이가 된다는 말이지.당장 해 볼 생각에 열심히 읽었다. 패트병을 옹기종기 모아 놓고 볼링을 친다던지, 패트병에 구멍을 뚫고 물을 흘려 넣어 폭포를 만들어 준다는지, 막대에 인형을 달아 아이로 하여금 잡게 한다는 등 쉽게 시도 해볼 수 있는 아이디어엔 눈을 반짝했다. 다 읽고 보니 심드렁 한것들도 있었지만 꽤 근사한 아이디언데 싶은 것도 몇몇 되서 일단 시간이 아깝지는 않았다. 단지 문제라면 재밌을 것 같은 이 놀이들을 과연 아이들도 좋아할까 하는 점...아쉽게도 책을 읽자마자 시도한 패트병 볼링은 일단 조카의 심드렁한 태도 덕분에 참담한 실패로 끝났다.아직 어려서 그런 것일까? 궁싯대던 나는 대형 마트에서 예쁘게 포장한 유아용 인형 볼링세트를 보고선 좌절하고 말았다. 저렇게 예쁘게 꾸민 볼링세트라면 아마 조카도 해보고 싶어 할거란 생각이 들어서였다. 과연 0원으로 놀아준다는 프로젝트가 얼마만큼 아이에게 먹힐런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어쨌거나 뭐,아마추어 놀이 수준에서 벗어날 능력이 없음이 명백해 보이는 이 고모지만,그래도 열심히 놀아주려 애쓴 점만은 조카도 점수를 주겠지 싶다. 0원이건 그보다 돈이 더 들건간에 조카를 위해 오늘도 그리고 앞으로도 머리를 심각하게 굴려볼 생각이다. 아이랑 놀긴 해야 겠는데 아이디어가 달린다거나 아예 막막하다시는 분들에게 추천한다. 똑같이 따라하진 않는다고 해도 응용이 가능한 아이템들도 있으니 기본을 배운다는 자세로 보심 좋지 않을까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