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다미 넉장반 세계일주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7
모리미 도미히코 지음, 권영주 옮김 / 비채 / 2008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그러니까 내가 왜 이 책을 읽었는지 모르겠다.물론 안다.다른 리뷰어가 재밌다고 해서 솔깃해서 본 책이다.하지만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의 작가가 쓴 책이라는것을 알았을때 좀 더 심사숙고해야 했다.무지 심사숙고했어도 됐었을텐데,아니 심사숙고하다 아예 집어들지 않았으면 더 좋았을텐데...아.쉽.다.어쨌거나 근래 들어 이렇게 막가자는 책을 본 적이 있던가 헤아려 봤는데 기억이 안난다.분명 있긴 할텐데 너무 충격이 커서그런가 안 떠오르는 것 같다.어쩜 <전락>을 읽은 후 이 책을 집어 든 것이 실수였을지도 모르겠다.뭐,하긴 이런 책도 필요하긴 하지.그래야 카뮈나 냅,스타이런 같은 사람이 얼마나 글을 잘 쓰는지 제대로 감사하게 될테니까 말이다.

 

내용은 대학 3학년 생인 내가 오즈라는 친구를 잘못 만나(?)공부는 뒷전이고 연애 방해자로 써클 추방자로 거듭나게 됐음에도 반성을 모르고 살다 어찌어찌 애인을 만나게 된다는 이야기를 네개의 다른 변주로 들려주고 있는 책이다.말하자면 똑같은 이야기를 네에번! 들려주고 있다는 뜻이다.재밌는 이야기도 두번 들으면 흥미가 사라지는데,같은 단어에 유치한 이야기를 같은 문장으로 네번 읽으려니 미칠 것 같았다.지루해서...그리고 화가 나서.예를 들어보자.

‘나’의 유일무이한 친구이자 ‘나’를 무간지옥과도 같은 악의 구렁텅이로 몰아넣은 장본인인 오즈에 대한 묘사다.

 

"야채를 싫어하고 즉석식품만 먹기 때문에 안색이 달의 이면에서 온 사람 같아 심히 소름끼치며, 밤길에 마주치면 열 중 여덟이 요괴로 착각하고,둘은 요괴로 보며,약자에게 채찍을 휘두르고, 강자에게 알랑거리고, 제멋대로고, 오만하고, 태만하고, 청개구리 같고, 공부를 하지 않고, 자존심은 터럭만큼도 없고, 타인의 불행을 반찬으로 밥을 세 공기 먹을 수 있는 무시무시한 인물”이다.가 네번 나온다.이 정도면 책 읽는동안 문장 외우게 된다.그러니 화가 난다는 것이다.봐라.이게 어디 외울만한 문장인가?

 

유치하고,유별나던 호들갑에,생전 처음 보는 기괴한 단어 조합(무늉무늉이란 단어 혹 들어보신 분?),읽기 껄끄럽던 영 부자연스런 번역,모든 사람들을 요괴나 변태나 귀신으로 만들어 버리던 희박한 상상력에 구린내나고,지루하고,지루하며,지루한 이야기를 반복까지 해대던...비추를 위해 작정하고 특별히 쓴게 분명하지 않을까 의심스럽던 책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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