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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이 산산이 부서지다 ㅣ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71
치누아 아체베 지음, 조규형 옮김 / 민음사 / 2008년 2월
평점 :
아프리카의 대표적인 토속 작가로 손꼽히는 치누아 아체베의 대표작이다.19세기말 아프리카의 우무오피아라는 마을의 오콩고라는 사람을 중심으로 아프리카의 신화,전설,민담,관습등을 배경삼아 아프리카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서구인의 시선이 아닌 현지인의 시선으로...
탱자탱자 노는걸 좋아하는 아버지 밑에서 가난하게 자란 오콩고는 어릴때부터 자신의 힘으로 일어서겠다고 다짐을 한다.두려움을 감추는 무식과 엄청난 힘 덕에 용사가 된 그는 아버지가 누리지 못했던 부와 칭호를 차곡차곡 얻어 나간다.하지만 3년간 친아들처럼 길렀던 포로 소년을 겁장이로 보일까봐 자신의 손으로 죽인 다음부터 그의 운도 다하는 조짐을 보인다.실수로 다른 집 아이까지 죽이게 된 그는 외가 마을로 7년간 유배되고, 그 공백 사이 마을은 몰라보게 변화하기 시작한다.기독교 선교사가 들어와 마을 사람들을 개종시키면서 전통을 옹호하는 사람들과 긴장감이 고조되자,아버지가 친형제처럼 지냈던 포로 소년을 죽인걸 알게 된 오콩고의 장남은 아버지를 버리고 기독교로 개종해 그의 위신을 떨어뜨린다.간절히 족장이 되고 싶어했던 오콩고는 달라진 현실에 적응하지 못해 좌절하고, 기독교 선교사로 대변되는 서양 세력과 마을의 갈등을 이용해 과거 자신의 영광을 되돌이키려 애를 쓰지만 허사로 돌아가고 만다.섬세한 면이 없기는 하지만 통이 크고 사나이 다운 기백이 넘쳐났던 오콩고는 마을 사람들에게 선교사와 정부에 대항해 싸워 볼 것을 제안 하지만 다들 두려움에 물러 서는데...
아프리카에는 문자가 없어서 아프리카인들은 자신의 이야기를 기억력에 의해 다음 세대로 전해 준다고 한다.그 아프리카의 서사의 힘이 여지없이 느껴지던 마치 강력한 주술처럼 읽혀지던 소설이다.군더더기 없이 이야기만 전달하고 있는데도 어찌나 많은 이야기가 들어 있던지 지루한 줄 모르고 쭉 읽었다.아프리카인들의 지혜,무지,신비한 주술,관습,지성,가족애등이 이 책 하나에 들어 있어서 아프리카의 진면목을 알게 하는데 부족함이 없었는데,세대간의 갈등과 가족간의 사랑,기독교 세력과 전통과의 충돌등을 통해 아프리카인들의 생활상을 설득력있게 그려낸 점과 아프리카 인들이 야만인이거나 무식한 사람들이라는 편견에서 벗어나 그들도 우리와 다름없는 인간이라는 점을 잘 부각시켰다는 점에서 수작으로 봐도 좋은 책이다.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번역을 해 놓으니 원서에서 뿜어져 나오던 언어의 힘이 반감된 느낌이었다.혹 원서로 읽으실 수 있다면 원서를 보시라고 권한다.군더더기없는 쉬운 단어들에다 짧은 문장들로 되어 있어서 도전해볼만 하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