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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헤미안의 파리 - 창조적 영혼을 위한 파리 감성 여행
에릭 메이슬 지음, 노지양 옮김 / 북노마드 / 2008년 1월
평점 :
절판
이 책이 파리에 대한 이야기라는걸 알고는 아차! 했다.내 참,<보헤미안의 파리>란 책을 읽으면서 파리에 대한 것인줄 몰랐다고 하는게 좀 웃기긴 하지만,굳이 변명을 하자면 파리라는 단어보다 에릭 메이슬이라는 이름때문에 집어들었기 때문일 것이다.어쨌든 오해는 마시기 바란다.나 파리 안 좋아한다.실은 별로 관심 없다.그나마 조금 남은 로망마저 이 책을 계기로 완전히 쫑내기로 했다.그렇게 파리에 대해 나를 학을 떼게 만든 사람,바로 이 작가 되시겠다.=에릭 메이슬!
한마디로 <작가가 되려면 파리로 오라>고 주구장천 주장하고 있는 책이다.워낙 문화의 도시고 영감을 불러 일으키는 곳이라 저절로 책 한권이 쓰여 질지도 모른다나? 돈 없다고 걱정 하지 말고 그냥 오라고,그것만으로는 불안해 할까봐 어떻게 하면 싸고 오래 파리에 머물 수 있는지 세세한 정보에다 한달에 대략 얼마 정도 드는지 데이타까지 알려주고 있었다.인생을 살면서 예술가가 되기 위해 1년정도 파리에 머무는 것은 절대 낭비가 아니라면서.그래도 망설이는 작가 지망생이 있을까 걱정되었는지 파리에 체류하다 걸작을 써낸 작가의 이름들도 충실히 거명해주고 있었다.파리로 오라고 이렇게 노골적으로 유혹하는 책은 첨봤기에 그가 프랑스인이 아니란 사실이 이상할 정도였다.
뭐,파리가 예술가의 도시라는 점엔 나도 할 말 없다.하지만 파리에서 쓴 책들은 대부분 걸작이라는 뉘앙스에는 전혀 동조할 수 없었다.우선,이 책이 전혀 걸작이 아니잖아? 본인의 책도 별로면서,남들에게 걸작을 쓰려면 무조건 파리로 오라는건 말이 안 되지 않는가. 그리고 아직도 파악 안 되신 모양인데, 파리에 대한 책들은 이미 넘쳐난다.너무 많은 사람들이 갔고,너도나도 책 한권씩은 다 냈기 때문에 이젠 징그러울 정도다.거기다 단지 파리에 머문다고 아무나 헨리밀러의 <북회귀선>이나 헤밍웨이의<파리에서 보낸 7년>같은 책을 쓸 수 있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물론 이 작가의 말을 들어보면 그 정도의 책은 뚝딱 써질 것 같이 보이긴 했지만서도...
좋은 책이란 쓰는 장소 보다는 작가의 역량이 더 크게 작용한다고 본다.그리고 2차대전 즈음 파리에 체류한 문인들중 문학계의 거장이 된 사람이 많은 것은 장소의 문제라기 보다는 당시 그곳이 가장 자유로운 분위기를 제공해줬었기 때문이었고.특수한 시기었다는 뜻이다.
이 작가 말대로 파리에 가면 저절로 시상이 떠오를지도 모르겠지만,십중팔구는 다른 사람이 이미 쓴 것의 비슷한 재탕이 되기 쉽상일거란 생각은 도무지 못하는것 같았다. 어쨌거나 그의 말을 읽으면서 그럴듯하게 들리지 않는다는 점이 별로였다.그렇다면 파리를 알기 위해서 이 책을 드는 것은 어떨까? 하지만 안타깝게도 여행서로도 별로였으니...정말로 파리에 가셔서 오래 체류하실 분이라면 괜찮은 정보 몇 개는 건지실려나 모르겠지만,다시한번 말하자면 그런 책들은 이미 넘쳐나지 않는가...
파리에 대한 욕망을 완전히 접고 싶으신 분들에게 강추! 적어도 난 그랬다.아님 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