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멋진 하루
다이라 아즈코 지음, 권남희 옮김 / 문학동네 / 2004년 9월
평점 :
절판
"먹고 자는 곳 사는 곳"이 생각보다 괜찮아서 집어든 그녀의 단편집이다.이 작가를 좋아하는 친구의 말로는 이 책이 좋다고 하던데 내가 보기에는 그저 그랬다.단편 6편을 모은 것으로,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맨처음의 "멋진 하루"라는 단편이다.
한때 잘 나가던 여자 주인공은 실연과 동시에 실직을 하면서 절망의 나락을 떨어져 버린다.하루 하루를 버텨 내기도 어려운 나날들이 이어지자 그녀는 3년전 자신이 돈을 꾸어준 옛 애인을 찾아가 돈을 갚으라고 닥달한다.그런데 당황하면서 발뺌 할 줄 알았던 이 남자 싱글 거리면서 그날 안에 돈을 갚겠다고 하는게 아닌가?그리하여 정말 황당하게도 만 하루동안 그녀는 옛 애인을 따라다니게 된다는게 줄거리다.하루 동안 돈 꾸러 다니는 옛 애인을 반신반의 하면서 지켜본 그녀가 어느덧 각박해진 현실에 매몰되었던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다는 약간은 비현실이지만 읽다보면 어느덧 감동에 젖게 되는 이야기였다.허허실실한 옛애인에게 돈을 다 받고난 여자 주인공이 의기양양해져서 --돈 때문이 아니니 오해는 마시길.--세상을 향해 나가는 모습에 응원의 미소를 보내게 되던...아,때로는 바보 같이 속아주며 사는것도 괜찮다 싶은 마음이 든다니까.사실 우린 언제나 신경을 곧두세우면서 다른 누군가에게 피해를 입게 되지 않으려 조바심 내면서 산다.그것이 약간은 비정상이라는 것도 자각하지 못한 채...그런 것들을 생각나게 하는 소설이었다.<공중 그네>의 이라부랑 설정이 비슷하던데,그런걸 보면 일본 사람들은 이런 천진파에 대한 동경이 있는게 아닌가 싶긴 하다.
6편 모두 조금은 정상이라고 하는 궤도에서 벗어난 사람들의 이야기들였다.진짜 그들은 그렇게 살까 라는 생각이 들만큼 내가 잘 모르는 세계의 사람들 이야기 였는데,나름 설득력있게 이야기를 풀어가는 점이나 인간적인 면들은 높이 살만했다. 하지만 그다지 재밌지 않았다는 점이 별로였다.물론 그점이야 말로 매우 치명적인 단점이었지만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