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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 살, 도쿄
오쿠다 히데오 지음, 양윤옥 옮김 / 은행나무 / 2008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주인공 다무라 히사요는 19살 되던 1979년에 고향 나고야에서 도쿄로 올라온다.표면상으로는 재수를 하기 위한 것이었으나 속마음은 도쿄에 자리를 잡겠다는 일념뿐."도쿄쪽 대학이면 어디나 좋았다.학과나 계열에 상관없이 도쿄에 있는 대학이라면 승가 대학이라도 좋았다"고 할 정도이니, 그의 나고야에 대한 염증이 어느 정도였을지 짐작이 간다.그렇게 그의 바람대로 따분하기 그지없던 나고야에서 벗어나 도시 촌놈이 된 후,성공하겠다는 의지보다는 되는대로 살아가던 그의 청춘이 그려지고 있던 소설이다. 작가의 분신처럼 보이던 주인공의 젊은 날들,지금의 작가가 있게 만들었다는 그의 20대는 초상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재밌는 책은 아니여서 유쾌한 책을 기대한 나로써는 좀 실망이었다.그다지 별다른게 없었으니까.
"사랑스러울 만큼 유쾌하고 풋풋한 젊음"이라거나 "문장 사이사이에서 기세 좋게 튀어나오는 걸작 청춘소설!"이라고 책 표지에 쓰여져 있던데, 그건 조금 과장된게 아닐까 싶다. 걸작은 고사하고 청춘 소설로 분류하기도 어정쩡한 소설이었으니까.
어쩜 작가 자신의 진짜 20대를 과장없이 그린 것이라 심심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아무리 작가라고 해도 인생 자체가 드라마틱할리는 없으니까.79년 재수생으로 도쿄에 입성하고,어영 부영 대학 생활하다,아버지의 파산으로 대학 중퇴,카피 라이터로 직장 생활을 시작,그리고 30이 되어 버린 89년까지...그 10년동안 그가 겪은 일화나, 스쳐 가듯 지나간 여인 세 명과의 싱숭생숭한 로맨스,간간히 배경으로 등장하는 그 시대 상황들 그다지 인상적이라고 할만한게 없었다. 어디 그의 청춘만 그러하겠는가? 대부분의 청춘이 어느정도는 그렇게 밋밋할 거라 단정한다면 지나친 억측이려나?
그러니,굉장히 재밌는 감동적인 청춘 소설을 기대하셨다면 이 책은 안 드시는게 좋을 것이다.80년대 일본에 향수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또 모를까.88년 올림픽을 둘러싼 서울과 나고야의 개최 경쟁이 당시 일본 사회에서도 관심이 되었었다는걸 이 책을 보면서 알게 되었는데, 81년만 해도 아득하던 88 올림픽도 이제 88년도 먼 과거일 뿐이라니 끔찍한 기분이다.
걸작이라고는 하기 여러웠지만 작가의 의뭉스럽게 무리없이 써 내려가는 작가의 글 솜씨는 여전했다.작가의 현재를 있게한 기념비적인 작품이라고 하던데, 작가에게 직접 물어 보면 어떻게 대답할지 궁금해진다. 그의 생뚱맞고 솔직한 성격을 감안해 보면 너털웃음을 터트리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