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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으로부터의 한마디
오기와라 히로시 지음, 권일영 옮김 / 예담 / 2007년 11월
평점 :
절판
남부러울게 없이 승승장구하던 스물 여덟 료헤이의 인생은 현재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중이다.4년간 동거하던 여자친구는 어느날 홀연히 집을 나가 연락이 없고,잘 나가던 광고회사에선 상사에게 하이킥을 날린 바람에 짤렸다.울며 겨자 먹기로 들어간 중소기업 다마가와 식품 회사는 이름만큼이나 경영 스타일도 촌스러운 곳, 료헤이는 심기일전해 잘 해보려 했으나 다시 상사에게 주먹을 날려 곧장 <고객 상담실>로 좌천 된다.고객들의 기상천외한 불만을 접수해 처리하는 고객 상담실의동료 직원들로는 무능력한 도박 광으로 보이지만 사죄에 있어서 만큼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는 상사 시노자키, 에로 싸이트에 올인 하다 상담실도 차출된 하자와,회사의 비리를 고발했다 좌절된 뒤 말문을 닫아버린 진보,부서의 홍일점으로 멋진 몸매 만큼이나 화끈한 성격의 시시시도 등이 포진해 있었다.거기에 료헤이까지 가세해 눈치껏 일을 해 나가지만 고객들의 불만이 기본적으로 회사 제품의 품질이 엉성해서라 쉬 가라앉질 않는다.그러던 중 회사의 비리를 알게된 료헤이는 회사를 위해 동료들과 팀워크를 발휘하기로 하는데,과연 명퇴 대기조의 반란은 성공할 것인가?
처음엔 좀 지루한 직장 생활 백서인가보다 했다.그런데 읽어보니 열혈 청년의 직장생활 적응기로 의외로 재밌었다.상사라도 부당하다 싶으면 거침없이 하이킥을 날려 줄창 내리막길을 걷는 주인공 료헤이,성질 사나운 듯 보이지만 실은 소심하고 눈치 제로인 이 사내가 사회를 배워가는 과정이 흥미로웠기 때문이다.이야기의 얼개가 잘 짜여졌고,전개도 유치하지 않은데다,등장인물들도 개연성 있어서 공감하기 어렵지 않았다.믿거나 말거나지만 일본에서 이 책이 크게 히트를 쳐서 드라마로도 만들어 졌다고 한다.아마 직장생활의 비애와 비리,불합리와 억울한 면을 다룬 점이 일본 직장인들의 공감을 산게 아닌가 한다.게다가 적당히 유머스럽다는 점도 인기에 한 몫을 했을 것이다.이 책을 읽다보니 책의 오자를 발견할 때 마다 분기 탱천해 전화를 걸어 대는 독자때문에 속상해 하던 한 출판인 생각이 났다.고객들의 등쌀에 밥맛을 잃고 계신 많은 직장인들에게 안성 맞춤인 책이 아닐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