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정부들을 처지하라.

암스테르담
이언 매큐언 지음, 박경희 옮김 / Media2.0(미디어 2.0) / 2008년 1월

출판 갑부 조지의 아내 몰리가 죽자 그녀의 장례식엔 한때 그녀와 특별한 관계를 맺었던 세명의 남자가 찾아온다.편집장 버논,작곡가 클라이브,그리고 영국 외무장관인 가머니.몰리의 죽음으로 그녀와 함께한 추억들은 이제 망각속으로 묻힐 거라 생각한 그들은 허망해 한다.그러나 며칠뒤 신문사의 편집장 버논은 조지로부터 한통의 전화를 받는다.그는 몰리의 유품속에서 가모니가 여장차림을 하고 있는 사진을 발견했다면서 특종으로 실어줄 것을 부탁 한다.차기 수상감으로 승승장구하고 있는 가머니를 혐오해 온 버논은 그것이 그를 막을 수 있는 절체절명의 호재라며 흥분한다.하지만 버논으로부터 그 소식을 접한 클라이브는 개인의 사사로운 취향을 정치적으로 이용한다는 것에 반감을 표한다.감정이 상해 헤어진 두사람,클라이브는 의뢰받은 "밀레니엄 교향곡"을 차분하게 마무리 하려 산장으로 간다.그곳에서 한 남자에게 위협을 당하고 있는 듯한 여자를 목격하지만 방해 받는 것이 싫어 모른 척 지나간 클라이브, 나중에 그 남자가 강간범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버논은 그에게 맹비난을 퍼붓는데...

 

비도덕과 무관심중 어떤 것이 더 사회에 해가 될까?목적만 정당하다면 어떤 수단을 써도 좋다는 버논,창작을 위해서라면 남이 죽어나가건 말건 상관 않는 클라이브,둘은 상대를 비난하고 잡아 먹을 듯 미워하다 서로를 제거 하기로 맘을 먹는다.그들의 화해의 장소로 택한 암스테르담에서는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질까?그리고 유능하고 가정적인 정치인상을 연기했던 가머니는 추문에서 어떻게 빠져 나갈 것이며,그들의 파멸을 기뻐하는 검은 그림자의 실체는?

 
한 아름다운 여인의 정부 셋이 그녀가 죽은 뒤 재빠르게 몰락해 가는 과정을 속도감 있게 전개하고 있는 책이다.첨엔 몰리란 여자를 둘러싼 치정극인줄 알았다.그런데 그보단 사회적으로 성공한 세사람의 추한 속내를 까발려준 소설이었다.군더더기 없어 빠르고 쉽게 읽히며,주인공들의 개성이 개연성있고 설득력있게 그려져 실제 인물을 보는듯한 것이 장점이다.주인공 각자의 입장에 따른 견해를 읽는 것도 쏠쏠한 재미로, 그들의 논리는 어찌나 그럴 듯한지 이쪽으로 저쪽으로 휩쓸려 가기 쉽상이다.그 누구도 절대적으로 옳다고 지지하기 힘든 현실의 단면을 보는 듯했다.다만 결말에 두 주인공을 너무 쉽게 죽인 것이 아쉽긴 하다.부커상 수상작이다.수작이니 걸작이니 수식어가 많이 따라 붙긴 하지만 그 정도는 아니지 않는가 한다.잘 된 작품이긴하다.내가 본 이언 매큐언의 소설중 가장 재밌었고 무난하며 완성도도 높았으니까.하지만 이언 매큐언이란 작가에게 빠질 정도의 매력은 이 책에서도 발견하지 못했으니 확실히 그는 나완 연대가 맞지 않는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