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그 겨울의 끝
이디스 워튼 지음, 김욱동 옮김 / 열린책들 / 2002년 10월
평점 :
품절
The Age of Innocence로 여성 최초로 플리처상을 탄 이디스 워튼의 책이다.원제는 이선 프롬,책속 주인공의 이름이기도 하다.뉴잉글런드의 외진 마을에 파견된 나는 마을을 오고 가다 이선 프롬이라는 절음발이 아저씨에게 흥미를 느낀다.과묵하고 어딘지 이 세상 사람 같지 않는 풍모를 풍기는 그를 보곤 호기심에 마을 사람들에게 묻지만 사람들은 알려 주려 하지 않는다.그러던 어느날 이선의 마차에 함께 탔던 나는 심한 눈보라에 길을 잃자,자신의 사생활이 노출되는 것을 싫어하던 이선은 놀랍게도 나를 집안으로 초대한다.거기서 나는 이선의 슬픈 과거와 안타까운 현재를 만나게 되는데...
지지리도 운이 없는 한 사내의 이야기였다.아버지의 죽음에 이은 엄마의 발병,학업 중단,엄마를 간호해준 사촌 지나와의 맘에 없는 결혼,7년간의 불행한 결혼생활 끝에 찾아온 기적같은 사랑,발랄한 매티...매티와의 사랑을 확인한 이선은 어떻게 해서든지 지나에게서 벗어 나고픈 마음에 동반 자살을 꾀한다.하지만 죽기는 커녕 장애인 되는 바람에 둘다 지나의 간호를 받아야 하는 처지가 되버리는데...그렇게 한 집안에 척수 장애자인 매티와 아내 지나,그 둘의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가난한 농부 이선이 무너져가는 집안에서 서로를 견뎌가면서 하루 하루를 버텨 간다는 것이 이야기의 골자다.
이 책에서 그나마 맘에 든 것은 주인공의 이름이다.이선 프롬,뭔가 있어 보이지 않나? 그 겨울의 끝이라는 한국 제목도 그럴 듯하긴 했다.?<그 겨울의 끝>에 뭐가 있냐고 묻는다면 절망,회색 같은 삶의 연장,인내하고 인내하면서 마지못해 죽은 듯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하겠다.이런 책을 읽으면 슬퍼야 할까? 그런데 그보단 지지리 궁상이란 생각에 짜증이 났다.발랄한 매티가 잔소리꾼 척수 장애자가 되서 젊은 시절 아내 지나 못지 않는 히스테리를 부리는 장면이 유일하게 설득력 있었다.어쩜 이선 프롬의 인생은 그런 여자와 함께 살도록 운명지어진 것인지도 모르겠다.공감되지도 감동스럽지도 않는 사랑 이야기,쓸쓸한 분위기의 배경만은 그럴싸했다.배경에 속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