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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원수필 ㅣ 범우 한국 문예 신서 1
김용준 지음 / 범우사 / 2000년 6월
평점 :
품절
수필의 근원을 보여준다는 의미에서 <근원 수필>인 줄 알았더니 작가의 호가 "근원"이라고 한다.아하!
1948년에 묶여져 나온 수필이다.선비의 성품이 짙게 배이신 작가가 자신은 수필을 쓰기엔 덜 살았는데도, 하고 싶은 말들이 넘쳐 나는 바람에 썼더니만 이 책이 됐다고 수줍어 하신다.요즘처럼 홍수처럼 쏟아져 나오는 너도나도 수필집을 보셨더라면 얼마나 혀를 차셨을지 안봐도 훤하다.속이 부글부글 끓어 올라서 수필에 대한 모독이란 글을 휘갈기시지 않으셨을지...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는 균형감각과 단백함이 있는 글들은 올곧고 단아했으며 한적했다.치열함을 걸러 낸 글들은 욕심 없어 보인다.그림을 그리시는 분이셔서 그런지 선조 화가들의 삶과 예술에 대한 글들이 많은 것도 눈에 뜨였고.예술을 위한 삶을 살았던 선배들을 흠모해 가난해도 마음은 풍요롭게 살려 하신 분,옛 것의 탁월함을 알아보는 안목을 지니셨던 분의 품격이 배여 있는 수필집이었다.좋은 글은 좋은 성품에서 나온다고 한다면 이 책은 바로 그 증거라고 할만하다.하지만 시대에 뒤쳐지는 느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유익했다거나 재밌지도 않았으며,공감되는 면도 없었고.결국 맘에 와 닿지 않았다는 말이니,오래동안 뇌리에 붙들어 둘만한 문장이길 내심 기대했으나 책장을 덮자마자 휘발하는 걸 바라보자니 안타까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