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나긴 이별 레이먼드 챈들러 선집 6
레이먼드 챈들러 지음, 박현주 옮김 / 북하우스 / 2005년 5월
평점 :
절판



친구에게 안녕을 고하는 일은 언제나 힘든 일이다.그것이 마지막 인사라는 것을 알고 있을 때는 더군다나 더...

 사립탐정 필립 마로는 우연히 테리 레녹스라는 사람을 만나 그와 친구가 된다.매력적인 인간성을 지닌 테리는 부잣집 딸과 결혼을 해 돈 걱정 없이 사는 사람,하나 그의 아내는 끊임없이 바람을 피는 색녀였다.그의 처지를 알게 된 마로는 그가 왜 그런 삶을 택해 살고 있는지 의아해 한다.그러던 어느날,초췌해진 테리가 나타나서는 자신을 멕시코로 도피시켜 달라고 부탁을 한다.그의 아내 실비아가 머리가 짓 이겨진 채 살해 된 것,테리의 무죄를 직감한 마로는 아무 것도 묻지 않고 도피시키나 후에 그가 범행을 자백하는 유서를 남기고 자살했다는 소식이 들려오자 괴로워한다.사건이 일단락 되었다고 생각할 즈음,실종된 알콜중독 남편을 찾아 달라며 꿈의 미모를 지닌 여인 아이린이 찾아 오는데...

 심오하면서도 완벽했다.두뇌회전 빠르고,냉소적이지만,인간적인 매력이 철철 넘치는 탐정 필립 마로의 개성은 이야기를 통통 튀게 만들고 있었고,사건을 만들어 가는 사람들 면면들 모두 흥미진진했다.남자다운 기백이 넘치는 테리와의 흔들리지 않는 우정을 기본 축으로 해서,우정을 위해 맞고,유치장에 갇히면서도 친구의 결백을 증명하기 위해 불철주야 머리를 굴리는 마로의 인간미와 테리에게 과거의 빚을 갚기 위해 물심양면으로 애를 쓰는 깡패들, 돈이 너무 많아 삶을 엉망으로 만들어 버리는 여인네들,미모를 무기로 여러 사람의 삶을 죽음으로 내모는 팜므파탈 아이린,냉정한 여인과의 사랑없는 결혼을 유지하다 살해되는 베스트셀러 작가 웨이드,그리고 그를 충성스럽게 지키는 수상한 하인,그리고 멍청한 듯 느물대지만 일이 돌아가는 것에 빠삭한 경찰등 개성이 넘치는 등장인물들이 이야기를 살아 있게 만들고 있었다.전혀 관련이 없어 보이는 사건들의 연관성을 찾아가는 탐정 미로의 추리력 또한 읽는 즐거움을 배가시킨다.게다가 작가가 사회를 통찰하는 면도 한낱 추리 소설에서 기대하기 힘든 깊이가 있었으니,추리 소설의 수작이라는 말이 어색하지 않던 작품이었다.영화화도 되었는데,줄거리에 약간 차이가 있다.영화도 수작이었지만,개인적으로는 책이 더 낫지 않는가 한다.주인공 마로 탐정의 매력을 살리는 데는 성공했지만 작가의 깊이 있고 다양한 성찰이 영화에선 빠져 있었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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