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안으로 바라본 털없는 원숭이
데스몬드 모리스 지음, 이충호 옮김 / 두레 / 200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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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이렇게 재미 없는 제목의 책을 누가 읽으려 할 지 궁금하다.원제는 The Naked Eye,한국어로 번역을 하자면 벌거벗은 눈 정도? 원제가 책의 내용에 더 부합한데,한국말 직역했다면 다소 도발적으로 들릴것 같아서 저런 제목을 지었는가 보다.사실 내용은 도발적이라기 보다는 우상파괴,편견 파괴,무지 파괴적인데...우린 벌거벗은 임금님에게 벌거벗었다고 소리친 것이 아이었다는 것을 늘 부끄러워 한다,그런데 난 그 동화속엔 그 상황을 대단히 흥미로워 하면서 지켜 보고 있었을 "어른"이 있었을거라 확신한다.그들이 아이와 다른 것은 그들은 소리치지 않는다는 것이다.다만 적기만 할뿐...이 작가처럼 말이다.그가 벌거벗은 눈으로 들려주는 세상사람들을 관찰한 이야기,궁금하지 않으신가?

 67년 인간이 다름아닌 동물이라는 것을 논증한 < 털없는 원숭이>의 성공으로 돈을 좀 벌게된 모리스는 그 돈이 없어질때까지 놀기로 한다.그때부터 시작된 30여년간 76개국의 여행,탁월한 작가인 모리스가 그 경험들을 그냥 내 버려둘리 만무하다.국외자로써,조용한 관찰자로써,그리고 넘쳐나는 유머감각과 사리판단이 분명한 지성인으로써 그는 자신이 바라본 것들과 그것들을 어떻게 생각했는가에 대해 서술한다.무지 재밌다.사실 읽다가 숨 넘어갈 뻔한 경우도 몇 번 있었다.그가 아니라면 누가 몰타의 주교를 보고 엄청나게 큰 자아를 지닌 자그마한 사람이 앵무새처럼 앉아 있더라는 말을 하겠는가? 앤소니 버지스(시계 장치 오렌지를 쓴 작가)를 가리켜 세상물정 어두운 천재아이라 하고,정치에서나 종교에서나 맨 위에는 찌꺼기들이 뜬다는 표현을 별로 대단한게 아니라는 듯 주절거리는 이 사람, 숨통이 탁 트이는 기분이었다.은둔자인 스탠리 큐브릭하고 만난 이야기,말론 브란도와의 조우,그리고 몰타의 환락가와 일본을 방문한 이야기등등 다른 곳에선 들을 수 없었던 이야기들 투성이다.인간을 동물이라고 말할 때 내가 알아 봤어야 했는데...그가 어떤 것에도 권위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을.그는 자신이 느낀 것을 그냥 쓰는 사람이고,인간이 털없는 원숭이라고 표현할 정도면 못할 표현이 거의 없다는 것을 말이다.그의 호기심이 이끄는 여정속에 만난 다양한 인간들에 대한 보고서.재밌다,유익하다.인간은 동물이상이라고 생각하는 오만한 사람들에겐 밥맛 없는 이야기 일지도 모르겠지만,그가 그려내는 인간종은 너무도 흥미롭고 매력적이었다.전쟁이 새로운 형태의 사냥이라는 것도 이 책을 통해 알았으니,나도 몰랐던 인간행동에 대한 이야기,자신에 대한 이해를 넓힌다는 면에서 모든 인간들에게 권하고 싶다.표지가 형편없는데,다시 말하지만 표지에 속지 마시길...사서 보시는게 부담 되신다면 도서관에서라도 빌려 보시라고 권한다.그 정도로 놓치기 아까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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