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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식 - 일본 현대문학 대표작가 에센스 소설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지음, 노재명 옮김 / 하늘연못 / 2005년 7월
평점 :
품절
35살에 자살로 생을 마감한 천재 일본 작가 류노스케의 단편 소설을 묶은 것이다.
아쉽게도 내겐 단 한편도 굉장히 재밌다거나 유용했다거나 심지어는 기억에 남을 것이라거나 하는게 없었다. 그저 마지못해 지루하게 끝장을 보기 위해 넘겼을 뿐...
대단한 작가축에 드는 것은 사실이다.풍부한 상상력과 군더더기 없이 이야기를 끌어가는 능력이 출중한 것이 딱 눈에 들어온다.러시아 소설가 고골리를 연상케하는 작품도(코) 보이고,남의 아내를 사랑하게 되면--사랑이 아닌 욕정일지라도 --남편을 죽여야 한다고 생각하는 결벽증도 보이며, 세상을 해석하는 탁월한 눈을 가진 사람이긴 했다.
하지만,결정적으로 인간미가 없었다.
불안,인간을 믿지 못함,유머가 아닌 냉소,자아분열,자살에 대한 집착,냉정함,궁극적으로 신에게도 냉소를 보내는 --신을 믿어야 한다는 의미에서 하는 말이 아니다.단지 그걸 밝히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할 만큼 그가 처절하게 불행했다는 것이 안타까워서 하는 말이다.--시선들이 몹시 불편해서 불쾌한 기분이 들었다.만나자 마자 1분만에 기분을 잡치게 하는 친구를 만났다고 생각하심 이해가 빠르실려나.
어쨌거나 몇 년동안 자살을 준비하다 결국 성공을 했다는 작가를 보면서 생각한다.그는 광기로 얼룩진 자신의 삶을 자랑스러워 했을까?고통스럽게 광기를 견디다가 결국 견디지 않기로 결심하고 자살을 한 이 작가를 보면서 생각한다.자살을 해야 할 만큼의 광기는 전혀 낭만적이지 않다고.
1920년대 일본이 근대로 넘어가는 시기에 올곧게 자신의 내면의 자아를 보여준 이 천재 작자를 보면서 그의 사후의 명성이야 어찌되었건 간에 그의 고통을 안스러워하면서 책장을 덮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