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럭 저럭 매끄럽게 잘 쓰여진 글이다.
공 지영에 대해 알아가면 알아 갈수록 그녀가 상처를 잘 받는 착한 여자란 생각이 든다.
하지만 어쩌면 그렇게도 낭만적이고 사랑에 대한 환상이 깊기만 한지.
그녀를 보면 우리나라 여성들의 대표적 병의 실체를 보는 것 같아서 씁쓸하기만 하다.
대책없는 낭만으로의 향연이라고나할까.아직도 사랑을 부르짖는 그녀를 보면 좀 안 됐다.
버틸 것이 아직도 자신이 아니라 사랑이라는 것 때문에...
그것이 사실이라고 해도 이젠 감출 나이가 된 것이 아닐까.
전혜린이 자살하기 직전 쓴 편지엔 "장 아베도에게..."라고 시작하는 글이 있다고 들었다.
이책의 J에게 라고 쓴 이 글들을 보면서 난 전혜린이 떠올랐다.뜬금없이.
왜 그들의 글이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는지는 모르겠지만서도.
사랑에 목매달거나, 상처를 입거나, 그래도 사랑을 하는 것이 나았다고 우기거나. 어쩔 수 없었다고 위로 하거나, 반발하거나...치열하게 사랑하고 상처입고 대들고 그러다 엄청 얻어 맞고서는 물러나서 다시 사랑을 꿈꾸거나 아픔을 토로하는 글들.
이젠 이런 글들은 아무도 안 써주었으면 좋겠단 생각이든다.식상하다.
제발 ,살아다오.삶을 보여 달란 말야.
사랑 말고.너희가 빡빡 우기며 사랑이라하는 감상 말고.지겹다니까.난 살아가는 여자의 씩씩한 이야기가 듣고 싶다니까.결국 내 취향이 아니었던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