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자 때문에 고른 책이었다.공경희 님이 번역한 책은 대체로 읽을 만 했기에.그런데 알고보니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지더라 ,툭 하고.
줄거리는 언어학자인 남편이 아내의 갑작스런 죽음을 본 유일한 목격자 개 로렐라이에게 아내가 어떻게 죽었는가를 물어 보려고 언어를 가르친다는 것이다.
1년동안 휴직을 한 그는 개를 가르치면서 아내와의 결혼 생활을 되집어 보는데,과연 아내의 죽음은 사고사였을까?
아내가 어쩌다 죽었는지 ,아마도 자살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개한테 밖엔 물어볼 수 없는 남편의 비애가 안타까워야 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보단 우울증이나 다른 정신병적인 징후가 뚜렷한 아내를 그냥 두고 보았고, 그런 성격을 의심하기 보단 그저 시간이 해결해주겠지 ,참으면 어떻게 되겠지 하다 아내가 자살하는 것을 겪게 되고,그 후에 가슴을 치면서 뭐가 잘못되었던 것일까 하고 고민하는 이 남자가 미련해 보였다.
지루하고, 설득력도 없으며, 이야기는 산만하고,쓸데 없는 군더더기 투성이고,정작 들어줄 말은 별로 없다.아니 거의 없다.
소통의 부재를 그렸다고 선전을 하는 것 같은데...
그보단 부부가 같이 산다해도 서로에 대해 아는 것이 얼마나 없는가 하는 것에 대한 보고서라고 보면 좋지 않을까 싶다.
사랑해서 결혼을 했다지만, 서로를 잘 알지는 못하는 사람들에 대한 쓸쓸한 이야기였다.
사람들 간에 사랑이 중요한 것일까 아님, 이해가 더 중요한 것일까.
사랑한다고 말은 하면서도 정작 아무것도 상대에 대해 아는 것이 없다는 것은 얼마나 끔찍한 일인지...
그것이 상대를 알기 전에 그저 사랑에 빠지는 것만을 좋아해서 그런 것일까,아님 다른 이를 속속들이 안다는 것은 대체로 지난한 것이기에 구조상 그럴 수 밖엔 없는 것일까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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