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태엽 오렌지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12
앤소니 버제스 지음, 박시영 옮김 / 민음사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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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전부터 눈독을 들이고 있었던 책임에도 이제서야 읽었다.

그리곤 다 읽고 나서도 제목이 생각 안 나서,검색을 "오렌지 시계 태엽"이라고 하는 것을 보니(그래도 찾아 지는 걸 보니 제목이 특이하고 볼 일이란 생각이 든다.) 이 책엔 원래 정이 안 들을 그런 운명이었나 보다.
난 큐브릭이 만든 영화의 원작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이책도 무섭거나 기괴하거나 이해가 어렵거나 내가 별로 알고 싶지 않는 세상을 보여 주거나 할 거라는 짐작으로 기피했었는데, 읽고 보니 그럴 필요 없었는데 그랬다 싶다.

줄거리는 별거 없다.극악스럽고 철부지인 알렉스란 소년이 살인, 강간, 폭력, 절도를 일삼다 교도소에 들어가고, 거기서 갱생정신치료를 받은 후 폭력성이 말살 되어 나오지만, 우여곡절 끝에 자신이 어른으로 성장하는 순환고리 선상에 놓여 있다는 것을(=철이 든다는 것) 알게 된다는 것이다.62년에 지은 책이라는데,어쩜 요즘 청소년들이 하는 짓거리들하고 똑같던지.
이걸 선견지명이라고 해야 하나 아님, 청소년들의 비행 탈선은 시대 불문하고 만국 공통이라고 해야 하는 것일까.
다른 이들의 삶을 망쳐 놓으면서도 전혀 그것이 무슨 의미인지도 모르는 알렉스(주인공)을 보면서 착찹했다.그의 정신을 말살시켜 보겠다면서 정부에서 정신감화를 시키는 것들도 맘에 들리는 없었지만, 그들의 폭력성을 그냥 방치해야 되는 것인지 ,저절로 철이 들어 자신들이 알아서 회개하길 기다려야 하는 것인가 하는 것도 대책이 아니여 보이긴 마찬가지다.

뛰어난 상상력, 군더더기 없고,인물들은 탁월한 개성들에다 일관성 있었으며,자연스런 전개와 현실적인 접근 방식,줄거리를 이어나가는 강력한 파워등 마치 실제로 있었던 일들을 듣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잘 된 수작이다.

쉽게,금방 읽힌다는 것도 장점이나 ,폭력성을 묘사하는 부분에선 수위를 넘어서니 알고 집어 드시길.즉, 임산부는(잠재 임산부를 포함)삼가하시는게 좋을 듯 보인다.
이 책을 읽으면서 오래전에 있었던 일들이 떠올랐다.
내 친구의 언니가 암에 걸려 2개월 선고를 받았었는데, 그녀가 그 소식을 듣고 울며 지나가는 것을 다른 친한 친구가 (운동권이었음) 잡더란다.
사정 이야기를 하니 ,그  운동권 친구는  "이 모든 비극은 다 정부가 정기 검진을 의무적으로 해주지 않은 것 때문"이라고 분개를 하며 " 정부 타도"를 외치면서 가버렸다나.
알렉스의 망가진 정신을 두고 도와주겠다고 하던 돌린 일당들을 보면서 든 생각이었다.
뭐라고  딱히 설명할 순 없지만 ' 그게 아니것 같은디'...라는 생각이 들게 하던 그들의 분노와 비슷해서 말이다.청소년들의 폭력이나 정부의 간섭들,인간의 자유 의지를 고민하기엔 내 머리는 작다.
개인적인  아픔을 다스리며 사는 것만으로도 벅찬 인생이여서 그런가 보다.
내 취향의 책은 아니었다 해도 잘 쓰여진 책이란 것에는 이의가 없다.
그래서 혹시 SF물이거나 미래를 다룬 어려운 책인 줄 알고 미루고 계신 분이 있으시다면 ,그냥 현대의 한 모습을 제대로 포착한 어렵지 않은 책이니 겁먹지 마시라고 (=제가 그랬거든요.) 알려 드리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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