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들의 세계사 보르헤스 전집 1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지음, 황병하 옮김 / 민음사 / 199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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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언뜻 불온해 보일지 모르지만 알고 보면  대단히 친절한 것이다.글자 그대로 세계의 불한당들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 책이기 때문이다.
나라별로 유난히 극악을 떨어 댔던 인물들에 대한 보고서 정도?
보르헤스는 왜 어른이 되서도 악당들에 흥미를 잃지 않은 것일까?
어린아이처럼, 칼싸움과 악당들과 응징, 그들의 종말과 인간들의 대응에 주목하는 것을 보니 커서도 동심을 잃지 않았던 모양이다.
악당들의 행적을 나열하면서도 유치하지 않는 것은 그의 상상력 덕분.
미국이나 일본,그리고 중국등을 마치 자신의 모국들인 것처럼 자연스럽고 설득력있게 묘사하는 것을 보니 여전히 기가 막힌다.
<무례한 예절선생>의 경우는 사무라이의 영화를 보는 듯한 기분이 들 정도로 느리고 처연하다.

하지만,상상력과 기발함과 재기발랄함,그리고 극도로 유려한 묘사외엔  그다지 통찰력은 보이지 않는 책이다.
어릴적 서부 영화와 인디언과 아파치와 알라모와 제로니모와 역마차등이 나오던 문고 책에 향수가 혹시 있으신 분들에겐 혹시 옛 추억에 잠기실 수 있는 기회를 제공 할런지도 모르겠다.

 

<"가장 안쪽에 있는 방은 그를 찬양하고,그처럼 지헤로운 신학자가 없다는 말을 끝없이 외치는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다.그들의 숭배는 그를 즐겁게 해주었지만 ,그들 중의 어떤 사람은 얼굴이 없었고, 또 다른 사람들은 죽은 사람들처럼 보였다.그는 곧 그들에 대해 진저리가 나고 ,그들의 말을 믿지 않게 되었다.그래서 그는 자비를 찬양하는 글을 쓰기로 마음을 먹었다.그러나 오늘 썼던 페이지는 다음날이 되면 모두 지워진 백지로 나타나는 것이었다.그러한 일이 일어난 것은 그가 내적 인식 없이 <자비>대신 <신앙>을 찬양하는 글을 썼기 때문이었다.

                                                        -----단편, 기타 등등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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