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어느날 사라져 버렸다. 아버지와 대화가 그리운 고등학교 1학년인 가브리엘은 언제나 자신의 굳건한 친구가 되어주었던 그에게 편지를 쓴다.어디로 부쳐야 하는지도 딱히 알지 못한채... 아버지의 갑작스런 자살,그의 자살에 책임이 있다고 믿는 엄마는 아들에게 정직하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를 말해줄 수가 없어 집안은 어색한 침묵으로 채워진다.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것과 여자친구와의 애정전선을 어떻게 헤쳐나가야 하는 문제들로 그렇잖아도 혼란 스러운 가브리엘,그는 그런 고민을 일기와 아빠에게 보내는 편지에 풀어 놓지만 어디서도 해답을 오지 않는데... 결혼 생활 내내 바람을 피우다 아내의 결별 선언에 자살을 해버린 아빠, 그것이 자신의 책임이라 굳게 믿는 엄마는 마음을 닫아 버리고, 그 와중에서 사랑하는 아빠를 영문도 모른채 잃었다고 고통스러워하는 아들이 결국 진실을 알아내고 엄마를 위로한다는 줄거리의 책이다. 이 책이 별로 였던 이유는 ... 1.바람을 피다 이혼을 당하게 되자 자살을 했다는 사람의 이야기. 나이가 들어도 무책임한 행동을 하는 사람들 때문에 진저리치게 고통을 당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신물이 날 정도로 들어서 굳이 하나 더 알아야 필요를 못 느꼈다. 그걸 몽땅 자신의 탓으로 여기는 엄마를 보면서도 짜증이 났고.좀 더 현명할 순 없을까. 남편이 바람을 피는 것도,자살을 하는 것도 다 아내 탓이란 말이지... 유럽에서도 아직 이런 견해를 가지고 있는 여자가 있다는 것이 놀랍기만 하다. 2.가브리엘이란 소년이 그럴 듯하지 않았다. 노벨상을 받은 마르께스를 이해하고 좋아할 정도의 고등학생이라면 감수성이나 행동 면에서 이 아이보단 더 빠릿빠릿해야 이치에 닿는다. 이렇게 둔한 아이가 마르께스를 이해한다고? NO WAY! 3.엄마의 죄책감도 이해가 되지 않았고(이 여잔 바본거야?) 즉각적으로 그건 엄마 탓이 아니여요라면서 어른들을 다독거리는 아들 역시 너무 현실감이 없어서 한숨이 나왔다. 좀 그럴 듯하면 어디가 덧나나? 4.지루하고 뻔하며 감동을 우려 내기 위한 어설픈 전개. 이렇게 치밀하지 못한 책을 보면 요즘은 사기를 당한 듯하 기분이 든다. 가브리엘은 자신의 모습을 찾았을까? 전혀 궁금하지 않다. 조금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