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산당원으로 지하 활동을 하다 나찌에게 붙들려 교수형에 처해진 작가가 감옥에 수감이 되고 나서 부터 죽기 직전까지 몰래 남긴 글을 모은 것이다.
제목에서 카프카가 연상이 되어서 기피했던 책인데, 이웃분이 좋다고 해서 보게 되었다.
보고 나서는 왜 진작 보지 않았을까 하고 자책을 했다.
버릴 것이 없는,아름다운 책이었기에...
한 고결한 영혼을 지닌 인간의 신념과 그가 목숨을 버려가면서 지켜내고 싶어하던 좋은 세상 ,인간에 대한 사랑이 절절히 박혀 있는 감동적인 책이다.
고문을 당하면서 아버지 어머니 왜 절 이렇게 강하게 키우셨나요?라고 말하는 율리를 보면서 짠했다.
강해서 아름다웠던 한 사내의 거짓없는 절절한 독백이 얇은 책 사이 사이로 유려하게 유감없이 서술되고 있다.
서정적이고,군더더기 없이--종이 한장, 연필 한자루 가지고 쓰려니 얼마나 압축을 해서 써내려 갔었겠는가?--여백이 살아있는 생생한 글을 남기고 간 율리.
갑자기 울컥하게 만들고,입을 삐죽대다가 한숨섞인 탄사와 눈물이 흐르게 한다.그의 책을 읽으면서 그런 감정이 느껴지지 않기란 힘들것이다.원래 그의 글이 그렇다.
잔혹함이나 찢어지는 슬픔이 없는 절제된 묘사에도 불구하고 ...
이 지구가 이젠 이런 고귀한 인간들을 더 이상 만들어내지 못할 거란 생각에 우울하다.
고결하고 이타적이며 인류를 위해 뭔가를 해보겠다는 신념으로 자신의 목숨을 바친 마지막 영웅들의 투쟁기.
감옥에 갖혀 고문을 당한 율리를 위해 종이를 주고 그 글을 모아 이 책을 내도록 해준 감옥의 간수를 보면서,그런 사람들이 있기에 이 세상이 좀더 나은 방향으로 간다고 믿고 싶어졌다.
결국 인간적인것이,인간을 배려한다는 것만이 영원히 인간의 마음에 남아 영혼에 새겨질 거란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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