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발한 자살 여행>이나 <목 매달린 여우의 숲>을 재밌게 보았던 독자로 기대를 하고 집어든 책이다.
물론 그의 비교적 초기작이라는 말을 어디선가 들었기 문에 좀 걱정이 되긴 했지만.
그런데 읽고 보니 역시 짐작대로였다.
냉소적이고 인간들을 대체로 삐딱하게 보는 시선들은 다른 그의 책들과 다르지 않았지만, 블랙 유머가 빠져 있었다.
블랙 유머가 빠진 파실린나! 자연스럽지 않는 상상력이 중구난방으로 튀기만 하는 파실린나!
연결이 그다지 자연스럽지 않는 장면 장면들까지 합하니,재미가 없는 파실린나가 탄생하더라!
하!
내용은 무인도에 비행기가 불시착하면서 48명의 사람들이 살아 남기 위해 사투를 벌인다는 것이다.물론 나중에 구조가 어쩌다 되긴 한다.
만약 책 읽는 것이 귀찮다하시는 분들은"내가 무인도에 단체로 떨어진다면 "란 주제로 상상을 해보신다 해도 이 책과 대단히 다르진 않을 것이라 본다.
내용면에서가 아니라 재미 면에서...
마지막에 가서 그들 중 몇몇이 고국으로--그러니까 문명의 세계로--가는 것에 반항을 했다고 그걸 뭐 대단한 문명 사회에 대한 거부의 메시지라고 선전을 하던데.
그래서 어쩌라고? 무인도에 가서 살라고? 그런 말에 설득이 될 독자가 과연 몇몇이나 될까?
적어도 이 책을 읽고 나서는 아닐 것이라 본다.
소설로써는 그다지 추천할 만한 메시지도 줄거리도 상상력도 보이지 않는 그저 그런 책이었다.
다음에 나올 파실린나의 책에나 더 기대를 해 봐야 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