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뮈를 추억하며 그르니에 선집 2
장 그르니에 지음 / 민음사 / 1997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장 그르니에.너무 늦게 손에 든 감이 있다.한 10여년 전 쯤  장 그르니에의 섬이 베스트셀러가 된 적이 있었다.난 그때 일부러 읽지 않았다.남들이 다 읽는 책은 원래 잘 안 읽는 삐딱선 떄문에.

 그 바보같은 편견 때문에 이제서야 이 책 읽고 나선  지금 아스라이 바라보고 있다.

장그르니에, 그가 이토록 한 인간의 영혼을 영롱히 꿰뚫어 볼 수 있었던 사람이었다니.가슴이 아련하다.

예전 까뮈의 미완성 소설을 읽는 기억이 난다.그는 수줍게 장그르니에에게 고마움을 표했던 구절이 잊혀 지지 않았는데,까뮈가 왜 그런 글을 썼을 지 이 책을 보니 이해가 된다.이 얼마나 멋진 사람들인가?

언젠가 동물 다큐멘타리에서 코끼리 집단의 여정을 보여준 적이 있었다.길을 가다 한 코끼리가 죽자, 한참동안 기다려도 회복이 될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을 했는지,석양이 밀려오는 어스름한 저녁쯤, 다른 살아 있는 코끼리가 죽은 코끼리에게 작별 인사를 했다. 죽은 코끼리의 몸을 코로 천천히 쓰다듬던데,놀랍게도 죽은 코끼리의  몸을 쓰다 듬는 그 코는 가늘게 떨리고 있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난 그 코끼리가 생각 났다.장 그르니에는 코끼리처럼 천천히 까뮈의 영혼을 더듬고 있었다.아마도 그것이 그르니에 방식의 작별 인사 였을 것이다.

 그리고 장 그르니에를 통해 알게된 카뮈의 모든것들은 그의 인상과 적확히 맞아 떨어 졌다.

신비롭고, 어딘지 동 떨어진 듯하며, 통찰력이 있고, 무언가를 아는 듯한...

그는 사실 사람들이 자신을 무엇이나 다 아는 사람인양 자신을 대하자 몹시 불편해 하고 불쾌해 했다고 한다.그것은 그가 그만큼 허영이 없었다는 말이다.아는 척을 하며 여자를 꼬실 수도 있었을 텐데.그의 성격이 그것은 허용하지는 않았었나 보다.남을 이용할 수 있는 힘을 가졌음에도 쓰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되니 그가 더 맘에 든다.
그런 까뮈가 자신의 세계를 다 완성하지 못한채 떠나갔다는 것은 정말로 아쉬운 일이다.
그가 구축한 세계를 보는 것 역시 우리에겐 대단한 기쁨이었을 테니까.카뮈도 죽었고,를 이렇게나 아름답고 가슴아프게 서술한 장 그르니에도 죽었다.

서글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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