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타고니아
브루스 채트윈 지음, 김혜강 옮김 / 달과소 / 2004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다정하고 방랑벽이 있는 사랑스럽고 말이 없으며 어린 아이처럼 금세 이해하는 사람이 쓴 좋은 기행문.
  기행문을 좋아하는 편이라 꽤 많이 읽은 편이다.'나는 걷는다'나 '돌아 올수 없는 사막  타클라마칸' "나는 유목민" "대당 서역기".'바다를 방랑하는 사람들' '팜파' 등등.
기행문을  읽다 보면 그들이 쓰는 것은 여행기지만, 글을 써내려가는 사이 난 그들을 읽게 된다는 것을 알게된다.그들이 어디를 가던, 누구를 만나던,내가 읽게 되는 것은 그 글을 쓴 작가의  자아 내지는 영혼이다그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따라 가다보면 서서히 그들의 모습이 잡혀진다고나 할까? 소크라테스가 여행을 가도 자기 자신은 가지고 가기 때문에 여행을 다녀 와도 대단한 변화는 없다고 말한 것은 정확한 사실일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아직까진 내가 좋아하는 기행문 작가가 바로 이 사람이다.무엇보다 이 사람이 떠도는걸 좋아했던 내 오빠와 가장 닮은 면이 많다는 것때문에 친근감이 든다는 것도 무시못할 이유가 되겠지만...

피타고니아... 그 시적이고 아름다운 이름!

 <"엘더 플라워(꽃의 일종)들이 판자로 덧대어진 호텔 벽에 머리를 비벼 댔다.">

  눈에 보이는 듯한 시보다 아름다운 정경 묘사다. 쓸쓸하고 드넓은 팜파스의 평원에 서 있는 황량한 호텔에 갔을 때의 에피소드들을 묘사한 장면의 끝에 있는 것이다.그 호텔에는 장남을 잃음으로 어떻게 살아야  자신을 추수릴 수 있을 지 알 지 못한 채 ,호텔은 전혀 경영할 생각도 없어 보이는 황망한 가족이 주인인 곳이다.그는 비극이 덮쳐 왔을 때 산산히 부서져도 선한 마음과 예절을 잃어버리지 않는 정 많은 사람들의 모습을 가슴 애잔하게  들려 준다.그리고 돈을 받을 수 없다는 사람들과 실랑이 끝에 호텔을 나오면서 벽에 기대선 꽃들이 바람에 움직이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내가 바라보는 채트윈의 특별한 아름다움을  어떻게 표현하면 좋을 지 모르겠다.그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자유 정신, 그러나 그 누구에게도 해를 끼치지 않는 순수함, 유머감각, 삶의 악함과 추함 까지도 꿰뚫어보는 통찰력과 그럼에도 냉소적이지도 비관적이지도 않는 유연함,그리고 다정함.책 전반에 걸쳐 서서히 드러나는 그의 선량함, 깊은 이해심, 호기심, 침묵, 삶을 쉽게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태도를 보면서 그가 좋아졌다.인간적인 의미에서...
하지만 다른 사람들에겐 다른게 비춰질 수도 있다는 것을 배제하진 않는다.사실 이 책을 별로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이 봤다.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작가이일 뿐이라는 것을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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