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레오 쿠키를 먹는 사람들
리처드 프레스턴 지음, 박병철 옮김 / 영림카디널 / 2004년 3월
평점 :
품절


 
밤 하늘을 올려다보며 우주의 신비에 대해 궁금함을 느끼지 않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그 궁금증을 의문에서 끝내지 않고 자신의 평생의 업으로 삼는 아주 소수의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다.

 

태양계, 소행성, 은하, 그리고 이 책의 주요 테마인 퀘이사를 쫒아 날씨가 좋은 깨끗한 밤이면 팔로마 산 천문대의 거대한 망원경 헤일을 바라보며 사는 사람들의 흥미진진하고 매력적인 보고서다.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가 방영되던때 꼬마였던 나는 그가 설명하는 우주 이야기에 매료되었었다. 물론 거의 이해하는 것은 없었지만,그래도 우주는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사람을 사로잡는 매력이 있었다.그땐 이 세상에서 가장 지적이고 우아하고 근사한 일을 하는 사람들이

천문학자 같아 보였다.

그리고, 오랜 세월이 흐른뒤...오레오 쿠키를 먹으며 춥고 깜깜한 천문대에서 일을 한다는 천문학자들은 내 상상속의 과학자 상과는 거리가 몇광년만큼이나 있었다.

그러나 단 한가지 얼추 맞은 것은 ...그 과학자들이 재미난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이 책은 팔로마 산 천문대에서 일하는 사람들과 망원경 헤일, 그 헤일을 제작하는 과정의 우여곡절과 그리고 우주의 신비를 풀어가는 현재의 이론들을 설명하고 있다.

헤일을 혹시나 망가뜨릴까봐 조심성이 습관처럼 배었다는 야간 관측 보조원 후안,

천체 이론가이지만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무엇이든 가장 저렴한 방법으로 뚝딱 뚝딱 만들어 낸다는 천재 교수 짐 군, 날씨가 굳다가도 이자가 나타나기만 하면 갠다는 당대 최고의 천문학자 마르텐 슈나이더, 천문학자가 되겠다고 선언하자 농부셨던 아버지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셨을 만큼 농사엔 소질이 없었다던 돈 슈나이더, 그리고 소행성을 찾는것에 온 열정을 다 바치는 슈메이커 부부...

그들의 이야기는 너무도 매혹적이고 재미있었다. 무엇보다 그들이 하고 있는 일이 보기보다 형편없이 무질서하고 두서없으며, 종잡을 수 없이 미래를 예측하기 힘들고, 망원경을 고치는 것부터 개량하는 것에 이르기까지 주먹 구구 식으로 해나가다 못해 가끔은 무엇이 작동을 하지 않을 때 우리가 티비가 안 나올때 때리는 것처럼 기계를 때려서 작동시킨다는 원시성까지.전혀 의외의 사실이었다.

그렇기에 그들이 이런 혼란과 무질서 속에서도 거대한 우주의 신비를 풀기위해 머리를 모으는 광경은 부러움 그 자체였다.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필요없는 것은 집어 던진 채 한 방향으로 매진하는 과학자 다운 모습,천재들의 이유있는 무질서와 집중이 멋있어 보였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이 책을 읽어내려가면서 또 하나 배운 것이 있다면 퀘이사에 대한 정보였다.

가장 먼 천체라고 추정되는 것으로 우주의 등대라고 불릴만큼 엄청난 밝기를 보이는 것으로 우주의 시초의 단서를 제공할 것라는 추측하에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는...

우주의 매혹적인 면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이론이었다.

 

우주...읽어내려가다 보면 정말 아득해지는 경우가 한두번이 아니였다.

이 광활한 우주, 팽창하고 있지만 언젠가는 폭발해 사라질거라는...

도무지 그렇다면 이 우주를 ,그 수 많은 은하와 퀘이사를 건느리고 있는 공간은 무엇일까?

이 모든 것이 폭발한다면 그 다음엔 남는것이 있을까?

지구 이외엔 다른 고등생물이나 최소한 살아있는 생물체가 생존할 다른 별은 없을까?

단지 우리 지구만이 홀로 유일하게 살아있는 생물체로 우글거린다는 생각만으로도 웬지 쓸쓸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그러나 외계인이 있다해도 그 얼마나 큰 혼란인가?

이 모든 것을 이 작은 머리로 상상하는 것은 정말로 아뜩해지는 섬뜩함을 느끼는 경험이기도 했다.

너무 커다란 것은 그리고 무한의 것이라고 생각되는 것들, 인간의 머리로 (천재가 아닌) 이 지구 이 외의 것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벅차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고로..난.이 책을 너무도 재밌게 읽었지만 아마 재빠르게 잊어버릴 것이다.

매력적인 과학자들의 이야기는 남아 있겠지만 ,그 괴짜들의 못 말리는 기벽들은 잊기 힘들겠지만 ...난 하늘을 바라볼때 그저 소박하고 싶은 사람일 뿐이다.

달을 보고 소원을 빌고 별을 보며 죽은 사람의 영혼을 생각하며 별똥별이 떨어지는 것을 볼 때마다 환호성을 지르는 그런 사람 말이다.

 

참, 이 책에서 오레오 쿠키에 대한 언급은 딱 두번 나오는데 상품명이 나온것은 그나마 딱 한번이다...이 책이 잘 팔린다면 오레오 쿠키 회사에서 팔로마 천문대에 영구적으로 쿠키를 제공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쓸데없는 생각을 하면서...별에 관심이 많은 학생들에게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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