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를 날다
베릴 마크햄 지음, 이혜정 옮김 / 서해문집 / 2005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아프리카 같은 여자가 쓴 자서전 (본인은 자서전이 아니라고 주장했다함.)이다.

아프리카에 대한 모든 상상력과 지식, 휘향찬란함,아프리카라는 말을 들었을 때 연상되는 모든 것들이 응축되어 있는 듯한 여인의 매혹적인 글이었다.

인간 종에게 가끔 놀라게 되는 것은 뛰어나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날때이다.그런데 이 여자는 바로 그렇다.

그녀는 어린 시절 케냐의 아버지 농장에서 다른 마사이 족들과 어울려 놀다, 17살때 아버지가 파산하자 생존을 위해 조련사가 되고...비행기가 날아다니는 것을 보곤 조종사가 되어 아프리카 상공을 휘휘 날아다니다...몇개의 신기록도 세우고 유명해졌지만 결코 자신의 정체성을 잃지 않았던 매력적인 사람이었다.

그녀의 어린 시절의 에피소드들이나 만났던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는 재밌고 감동적이며 애처롭기도 하고 믿음직 스럽다.

하지만 그 재미난 이야기를 뒤로 하고 내가 놀라는 것은 이 여인의 강인함과 용기, 그리고 독립심과 하고자 하는 것은 당연히 해내고야 마는 성격이었다.

아마 평생을 두고 여성 해방을 주장해온 사람들은 이 여인 앞에서 할 말을 잃지 않을까 싶다.

그 모든 굴레가 존재해 우리 여성이 무엇인가를 하고자 해도 할 수 없었다고 불평을 해대며 새된 소리를 질러대던 사람들이 무색하게도 그녀는 그저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을 했고 ,그 일을 하지 말아야 하는 굴레나 편견이 있다는 생각을 하지도 않았으며, 여자라고 해서 봐달라거나 편하고자 하거나 몸을 사리거나 핑계를 대지 않았다.

그저 다른 사람이 하는 만큼 해댔고, 상호 존중과 상호 배려의 미덕의 가치를 통찰력있게 파악했으며, 사람이나 동물이나 그 가치를 알아보고 아낄 줄 아는 인간이었다.

같은 여자로써 사실 딱 주눅 들기 좋은 사람이다.나는 모험담을 읽기 좋아하지만 한번도 내가 실행을 해보겠다는 생각을 해본적이 없어 사실 얼마만큼 원하면 다른 세상을 알아보려 모험을 떠날 수 있을까 궁금증도 일었었다.

그리고 제랄드 더렐의 책을 읽으면서 "그는 남자니까..."라고 생각했다.

이 여인의 책을 읽기 전엔 말이다.

동물과 고독과 나는 것과 인간의 장점들을 사랑한 여자의 글을 읽어내려 가자니 ,주눅도 들지만 ,기분이 우쭐해지는 기분이었다.거기다 이 여잔 얼마나 균형이 잡힌 시각을 가졌는지 자신의 성과를 대단한 것으로 치부하거나 어려워서 죽는 줄 알았다고 엄살을 떨거나 자화자찬하는 식의 발언은 하지 않는다.그녀는 자신이 그렇게 말 했을 때 우스워 보일것이라는 것을 알 정도로 영리한 것이다!

그저 다른 모든 사람들도 그렇게 살지 않느냐는 듯, 대단 할 것이 없다는 투로 이야기 한다. 단지 재미난 것을 들려 줄께...하는 식으로 말이다.

거기다 이 여잔 글도 잘 쓴다! 와우, 정말 뛰어나다는 말은 이 여자에겐 턱도 없이 부족한 말이다.

 

단지 이 책을 읽어내려가면서 껄끄러웠던 부분은 코끼리 사냥에 관한 것과 그리고 번역이 조금 매끄럽게 되지 못한 부분들이 눈에 띄인다는 것이었다.(그와 그녀를 헷갈린다거나 하는 것들.아마 번역하느라 지쳐서 다시는 쳐다보고 싶지도 않았던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듦.)

그것을 제외하면 헤밍웨이가 엄살을 떨어가며 ...자신들보다 더 낫다고 하는  말을 사실이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코끼리에 관한 것이었는데, 비행기로 다니면서 코끼리에 대한 정보를(위치와 수컷이 있는 가의 여부등) 사파리에게 전해주던 일을 해주던 그녀는 코끼리가 아주 영리하고 '생각이'많은 그런 동물이었다고 말한다.

비행기를 다시 마주치게 되는 일이 있으면 잔꾀를 써서 상아가 큰 수컷을 암컷들이 둥글게 둘러싸거나 멍청한 척 하면서 수컷들을 내빼게 하거나 했다는것.

그녀의 균형감각은 동물에 대한 것에도 여전해서 그녀는 감상적으로 접근하지도, 그러나 말 못하는 짐승이라해서 무시하지도 않았으며, 진지하게 사람들 대하듯 이해 하는 것도 보기 좋았다.무릇, 살아있는 것을 무시하는 사람만큼 거북살스러운 것은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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