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장에 갇힌 새가 왜 노래하는지 나는 아네
마야 엔젤루 지음, 김욱동 옮김 / 문예출판사 / 2006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I know why caged bird sings"가 원제다.

좀 오버같기도 할때도 있지만 품위있게 나이든 여자의 아우라가 느껴지는 사람이 바로 이 책의 저자 마야다.

마야는 특이한 이력을 가진 특별한 여자다.6살에 성폭행을 당하고, 16살에 미혼모가 되며 , 그 이후로 주방일, 댄서, 스트립 댄서, 매춘부, 가수를 거쳐 연기자 그리고 흑인 인권운동가,기자,시인, tv 다큐멘터리 제작에, 소설가에 이르기까지 전전한 직업만으로도 책 몇권은 쓸 수 있을 것이다.(사실 그녀는 자신의 일생을 시리즈로 책을 냈고 이 책은 그 첫번째 권이다.)

그런 그녀의 어린 시절의 자전적 소설이 이 책이다.
본인이 사진기같은 기억력을 가졌다고 하던데,정말 자신의 탁월한 기억력으로 어린시절을 아름답고 풍부하며 매력적인 톤으로 그려냈다.

 이야기는 부모가 이혼하자 오빠와 그녀가 친할머니 댁으로 보내지는 것으로 시작된다.
3살과 4살짜리를 기차로 명찰만 붙여 보낸 것이다.
그들이 도착한 곳은 친할머니가 흑인들을 상대로 조그만 구멍가게를 알차게 운영하던 아칸소로 ,그들은 곧 올곧고 직선적이며 세상이 어찌 돌아가는지 통밥이 빠삭하게 돌아가던 할머니의 손에 엄격하게 길러진다.
엄마의 재혼으로 다시 외가댁으로 가게된 마야는 6살무렵 엄마의 남자친구에게 성폭행을 당하고 말문을 닫아 버린다.
결국 그녀의 상처를 치유해보려고 다시 친할머니 댁으로 보내 져,배운 것은 없지만 현명한 할머니의 보살핌 아래에서 그녀는 서서히 자신의 닫혀진 세계를 열어 나간다.

 
무엇보다 이 책에서 감명깊게 본 것은 아이가 성폭행을 당한것에 대해 주위의 어른들이 그녀를 사려깊게 대해주는 것이었다. 잘 다독이고, 다시 세상을 믿도록 사람을 믿도록 격려해주며 ,그녀의 상처를 잘 어루만지는 과정을 보면서 ,결국 일들이 벌어지는 것을 어쩔 수 없었다면 더욱 더 중요한 것은 주위 사람들의 따뜻한 이해와 배려라는 것은 알게 해주었다.그리고 아이에게도 정의란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아마 그녀의 상처가 그냥 어둠속에 묻혀 졌다면 그녀의 인생은 매우 달라졌으리라.
(마야의 성폭행범은 (추측에 의하면) 외삼촌들에 의해 맞아 죽는다.)

 가끔씩 대단한 여장부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때가 있다.
다른 여성들에게 지혜와 힘을 주는, 그런 여인들 말이다.마야가 그렇다,그녀의 할머니와 그녀의 엄마도 마찬가지고.그들의 매혹적이고 강하며 도발적이고 통찰력있는 삶의 이야기를 듣는 것은 사실 굉장한 축복이다.

솔직하고 ,뻔뻔할 하달 정도로 사람들을 정확히 파악하며, 자신의 내면에 갇혀 있던 동안의 이야기를 자신만의 목소리로 들려 주는 이 흑인 여성의 아름다운 이야기를 읽다보면 여성으로서의 긍지와 힘을 얻을 것이다.
작가의 유머와 관찰력도 흥미진진 하지만, 무엇보다 마야의 엄마나 할머니같은 강한 여성이 삶을 풀어나가는 이야기를 듣는 것도 대단한 수확이 될 것이다.
이런 책을 읽다보면 여성이라는게 자랑스러워진다.

여성이라면 ,한번 읽어보시길.

 

참, 마야 엔질로의(현재 70살정도 되셨을 것이다.) 타의 추종을 불허한 다댱한 경험 중엔 매춘 경험도 있는데, 그나마 매춘부로써는 성공적이지 못해 매우 실망했었다고 한다 .(남자들이 싫어했단다...아는척 하고 가르치려 든다고...) 이왕 하는거 뭐든지 잘해보자가 모토였다던 ...

물론 이 책에는 10대까지 언급되어 있어 그런 이야기는 없다.

단지 마야라는 여성이 얼마나 보통의 여성과는 다른가 하는 것을 짐작케 하는 일화라 적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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