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 콜드 블러드 시공사 장르문학 시리즈
트루먼 카포티 지음, 박현주 옮김 / 시공사 / 2006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냉혹한...이란 제목의 책, 한 일가족 살인 사건의 수사 과정을 다룬 진실한 기록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머리속에 <문 리버>노래가 떠나질 않더니,아마 책 앞면에 씌여진  설명에서 이 책의 저자가 <티파니에서 아침을>이란 영화의 원작을 쓴 사람이더라고 한 것을 무의식 속에서 기억하고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이 책은 티파니에서 아침과는 아주 아주 거리가 먼 책이다.
완성도나 현실을 직시하는것이나 통찰력적인 면에서는 비슷하지만. 이 책은 르포성 하드 코어라고 보면 될 것 같다.(이게 말이 되는 것인지는 모르지만)

 1959년 ,캔사스 주 의 작은 마을에서 그 지역의 유지 정도 되는 사람의 집에서 일가족 4명이 무참히 살해되는 일이 벌어진다.마을은 곧 쑥대밭이 되고 ,마을의 보안관은 자신이 무덤으로 가는 그날까지라도 살인범을 잡겠다고  결심하는데...

살해된 일가족 4명의 잔잔한 초상과 그 살해범들을 둘러싼 이야기들, 그리고 살인범을 잡아 들이게 된 과정과 재판, 사형 과정까지 진지하게 그린 책이다.
추리소설보다 더 매혹적이고 재밌으며 당연히 보다 더 사실적이다.
그리고 인물을 설명하는 것이라든지, 주위사람들의 반응을 묘사하는 것이라든지 전혀 무리가 없이 설득력이 강하다.모든 과정들을 취재하고 진실만을 담았다고 하는데, 정말도 대단한 일을 작가가 한 듯하다.이 모든 과정에서의 설명이 자연스럽고 마치 앞에서 보는 듯 생생하게 그려냈으니까.거기다 군더더기 하나 없이 그러나 결코 가볍지 않은, 잘 쓴 책이다.

이 작가의 필생의 마지막 역작이었다는 말이 과장이 전혀 아닌 책이었다.
무엇보다 살인자들에 대한 묘사나 설명이 명쾌해서 좋다.어물쩍 어쩌다보니 죽였다더라가 아니라 살인자의 내면으로 들어가 그들의 마음을 읽어 냈다는 것이 이 책의 가장 큰 성과란 생각이 든다.

 읽고나니,<내 심장을 향해 쏴라>--(마이클 길모어작)가 자연히 떠올랐다.
그 책은 아무 이유없이 살인을 저지르고는 사형을 당한 자신의 형을 기억하며 쓴 책이었는데.그 책이 떠오른 이유는,두 살인자의 어린 시절이 비슷했기 때문이었다.

빗나간 가정, 이혼에 이르기 전부터 집안에 상주하던 폭력과 구타, 알콜 중독, 아이는 줄줄이 낳아놓았으면서도 책임질 줄 모르는 부모들, 아이들에 대한 끊임 없는 폭력은 결국 아이의 마음에 지울 수 없는 상처와 언제 폭발할 지 모르는 분노를 만들고,결국 그 댓가는 그 부모가 아닌 엉뚱한 다른 사람이 치룬다는 것까지 닮아 았었다.

교훈--아이들을 때리지 맙시다. 그 아이들은 어른들만 믿고 이 세상에 나온 거잖아요?
태어나게 해달라고 빌어서 태어난 것도 아닌데, 최소한 때리지만은 마십시다.
아이들을 위해 그보다 더 많은 것을 해주어야 함에도,최소한의 것도 못 지키는 사람들...
바로 당신들이 살인자 들이야...

 하지만 읽기 버겁기는 <내 심장을 향해..>가 더하다는 것은 덧붙이는 바이다.심장이 약하신 분들은 삼가하시길.인간의 악에 대해 별로 관심이 없다시는 분들도 당연히 보실 필요 없을듯.
물론 악이라고 단정짓기는 좀 단순화한 것이지만...

 요즘도 아무 이유 없이 살인을 하고 거기다 당연하다는 듯 ,죄책감이나 잘못했다는 생각들을 하지 않는 사이코패스들이 뉴스에 종종 등장한다.이 책을 읽고나면 어쩌면 그들이 이해가 될 지도 모르겠다.
무엇보다 그들을 교화해 보겠다는 건 어리석을 일이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어려운 일이다.남의 생명은 그렇게 가벼이 여기는 사람들의 목숨을 무겁게 생각해야 한다는 것은 정말 골치 아픈 일들이 아닌가 싶다.우리나라엔 배심제가 없어서 다행이다.

 그리고 ,남을 그렇게 잔인하고 인정사정없이 살해한 사람들도 사형선고를 받으면 무너진다는 (물론 예외는 있었다.)것이 내겐 놀라웠다.우리 인간은 때론 그렇게도 이기적이다.
남의 것을 빼앗을 때는 기분이 좋고(돈이건, 목숨이건, 정조건), 자신의 것을 빼앗길 땐 놀라고 기분 나빠 한다는 것이 어찌 보면 이율배반적으로도 느껴지던데,그들의 머리속에선 그것이 논리적이테니,그 구조를 어떻게 바꾸어 놓을 수 있단 말인가?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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