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징조들 그리폰 북스 2
테리 프래쳇.닐 게이먼 지음, 이수현 옮김 / 시공사 / 2003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어쩌다 이 책이  내 레이다에서  벗어났는지  모르겠다.
눈을 감고 다니는가벼...하면서 심하게 반성을 하고 있다.
읽는 내내 키득대고 감탄을 했다.영국 사람들은 유전자에 뭐가 있는 것일까 ?
만들어 내는 이야기마다 심상치 않다.
난 한번도 미국 사람이나 체코 사람이나 프랑스 사람이나 러시아 사람이나 아르헨티나 사람이나 기타등등이 되고 싶었던 적이 없었는데,영국 사람이 되면 근사할 것 같다는 생각이 갑자기 든다.
근사는 아니라도 최소한 이야기에 파묻혀 살 수는 있다는 것에 행복하지 않을까.

 천사와 악마가 한 조가 되서 길을 나선다는 생각을 해내다니!!!
최고로 멋졌다.^^
훔치고 파괴하는게 특기인 지옥에서 온 타락천사(=악마) 크놀리와 고치고 돕는데 보람을 느끼며 사는 천사 아지라파엘은 아마겟돈을 멈춰야 한다는 절체절명의 임무를 띠고 길을 나선다.
목표는 적그리스도로 아마겟돈을 지휘하기 위해 11년전 태어난 아이,아담 영을 찾는 것.
무뉘만 악마이고 천사인 둘은 천국과 지옥을 옹호하면서 각자 서로의 진영이 낫다고 티격태격대지만 결론은 내려지지 않는다.
그런데 아담 영을 찾는 이가 하나 더 있었으니 ,그녀는 아나테마.
300년전 마녀로 화형을 당한 아그네스 너터의 직계후손인 그녀는 할머니의 <근사하고 정확한 예언집>에 기록이 된 아마겟돈의 징조를 찾아 아담 영을 찾아 다닌다.
아그네스를 화형시킨 "간음하지말지어다 펄시퍼"의 직계인 뉴튼 펄시퍼 역시 우연히  마녀 사냥꾼으로 취직이 되서 마녀를 잡으러 나섰다가 아나테마를 만나 조상들의 악연을 풀게 되는 역활을 맡게된다.
묵시록의 기수들인 죽음, 전쟁 ,기아, 오염들도 드디어 자신들의 세상이 왔다면서 아담을 향해 시간에  맞춰 열심히 달려가고, 영문을 모르지만 자신 내부에 뭔가 대단한 기운이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는 아담은 아이들을 취합해 행동에 나서는데...
과연 이들 모두의 운명은 어떻게  될 것인가?

 재밌다.
지구의 종말이라는 거창한 주제를 다루면서 낄낄대고 웃게 만들기가 어디 쉬운가?
등장하는 인물들이며 ,그들의 행동,그들이 주장하는 것들과 암시하는 것들이 흥미롭고 적절해서 '오~~~! 대단한데...'라고 하면서 읽어내려갔다.
조롱과 상상력, 디테일의 자연스러움으로 이야기를 살아 있게 하는 능력과 세상을 삐딱하게 보지만 어딘지 옳은 것 같은 느낌이 들게 하는 비판들이 환타지소설이지만 유치하다는 느낌은 들지 않게 했다.
<우주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를 재밌게 보신 분이면 이것도 맘에 드실거라고 생각된다.
<GOOD OMENS>가 원제다.
천국도 지옥도 여기 지구보다는 좋지 않다는 것을 설파하면서 좋은 징조란 바로 아마겟돈이 없는 세상이라는,그래서 지구를 보다 더 아끼고 살자는 메시지까지 담고 있는 책이다.
OMEN하면 불길함을 떠올리는데, 좋은 멋진이란 뜻의 GOOD을 붙여서 참신한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이 작가들의 유머감각과 상상력에 찬사를 보낸다.
책을 읽고 나니 징조나 희망에 기대 산다는 것도 나쁘지만은 않겠다는 생각이 든다.
살다보면 때론 냉정한 현실 감각 대신 터무니 없는 상상이 필요할 때도 있으니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