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에 살다 - 길들여지지 않은 삶에 대하여
데이비드 쾀멘 지음, 이충호 옮김 / 푸른숲 / 2006년 8월
평점 :
절판


 


원제가 마음에 든다.
야생로부터의 다듬지 않는 생각들.
Wild thoughts라고 말했지만, 이보다 더 정교하고 매끄럽게 다듬은 글을 만나기란 쉽지 않다는 것을 고려하면 ,우선 제목에 속으면 안 된다는 것을 알려 드려야겠다.

이 책은 작가가 여러 잡지에 발표한 글 가운데서 가장 흥미롭고 매력적이며 기억할 만한 것들만 23편 모은 것이라고 한다.
처음 이 말을 읽었을때는 글쎄...라고 했는데,읽어가다 보니 빈말이 아니었다.
 글들이 흥미롭고 매력적이며 기억할만한 수작들었기 때문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놀랄 정도로 글을 잘 쓰는 사람의 글이다.
여러 가지 주제들을--그것도 무거운 주제들--쉽고 재밌으며 설득력있게 써내려가는 것을 보면서 꼼짝 없이 이 사람의 논조에 빨려 들어갈 수 밖엔 없었다.

그가 쓴 소재들을 다양하다.
낚시,카약으로 급류 타기,스키,인공 근친 교배로 대량 육성되고 있는 백호의 추악한 진실,슈퍼 비둘기의 양산을 우려하고,퓨마를 사냥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와 다윈에 대한 재밌는 분석,그리고 눈사태를 예측하는 사람들을 쫓아 다니면서 들은 눈에 대한 감각을 들려 주기도 하는등 도대체 이 사람의 관심사는 어디까지인가 하는 비명이 나올 정도다.
다양한 관심사보다 더 놀라운 것은 작가의 저술 능력이었다.
나 처럼 그 방면의 문외한이 들어도 솔깃할 정도로 쉽고 흥미롭게 서술을 하고 있기 때문에 지루한 구석이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자연을 대하는 다양한 감각들에 대한 풍부한 정보들을 이렇게 술술 아무렇지도 않게 서술하는 작가를 보면서 존경심이 일었다.
도대체  이런 글을 하나 쓰기 위해서 대단히 많은 사전 작업이 필요할까?
이 작가가 발로 손으로 그리고 머리로 끈질기게 추구하며 책임감을 가지고 쓴 글이라는 생각에 독자로써 뿌듯했다.

자연을 사랑하라는 말은 많이 한다.
하지만 재미가 없어서 듣지 않게 된다.
내겐 차라리 이런 지적인 사람들의 공들인 글 하나가 더 낫고 신선했다.
치우지지 않는 감각으로 자연을 바라 보면서 공존의 길을 모색하자는 것도 공감이 되고.
재밌고 유익하며 정보도 풍부하고 식상하지 않은 매력적인 책이다.
유머도 넘치는 사람이라서 내가 읽고 있는 것이 대단히 심각한 주제라는 것을 알아차리기도 어려웠다는 것도 맘에 든다.

단,아쉬운 점이 있다면 표지가 칙칙해 보인다는 점이다.
이 책이 재밌다는 것을 한 눈에 보여 주지 못해서 말이다.
표지보다 재밌고 발랄하며 경쾌한 책이니 표지에 속지 마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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