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관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20
니꼴라이 고골 지음, 조주관 옮김 / 민음사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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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작품이 나오지 않는 것을 고민 하다 정신착란 속에 죽었다던 고골의 유명한 작품, 작년 "외투"와 "코"란 책을 본 뒤라서 반색을 하며 집어 들었다.
내용은 심플하다.
모든 사람들이 너도 나도 할 것 없이 자기 식대로 부패한 채로 살고 있는 한 작은 시골 마을에 검찰관이 내려 온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시장을 비롯, 자선병원 원장,판사, 우체국장,지주들은 모두 그 소식에 혼비백산하며 대책을 세우려는데, 그때 마을 여관에 수상한 자가 투숙을 하고 있다는 첩보(?)가  전해지고.
그들은 그가 바로 그 "검찰관"임을 믿어 의심치 않은 채 떼거리로 몰려간다.
과연 검찰관 앞에 선 그들의 운명은 어떻게 될 것인가?
 
제발 저린 사람들을 속이기란 얼마나 쉬운 것이냐를 보여 주는 깜찍한 코메디다.
이 작품이 나왔을 때 고골은 6년이나 장기 외유를 떠나야만 했었다고 한다.
작품이 너무 노골적으로 현 정부를 비판했다는 이유에서라나.
이 정도가 노골적이었다니 그 당시 사람들이 얼마나 답답한 사람들이었는지 알 만하다.
이런 류의 패러디를 살아 오면서 많이 보아서 인지 새롭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단지 하위층인 상인들이 몰려가서 "추정 검찰관"에게 하소연을 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뇌물만 받아 챙기면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모습이 현재와 닮았단 생각에 웃음이 나왔다. 
물론 우리나라는 진짜임에도 마찬가지란 것이 다르지만 말이다.
현재의 현실과 별로 다르지 않는 백년전 러시아인들의 모습.
인간이 사는 곳은 어디나 똑같은 모습으로 환원되는가 싶어 안심이 된다.
"아,우리만 그렇게 사는게 아니었구나  !" 싶어서...
냉소적이 아니면 바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넘쳐나는 지금.
이 책이 얼마나 파괴력있게 다가올 지는 의문이다.
한 세기가 지나 자신의 책이 순진한 책으로 분류되는 것을 보게 됐다면 ,고골 아저씬 얼마나 실망 하셨을까.
이 사실을 알았다면 절망해서 자살하겠다고 설치셨을 지도 모르니 일찍 돌아가신게 다행이다. 
 
--밑줄 그은 말들.
오! 저와 의사 흐리스찌안 이바노비치는 독특한 치료 방법을 쓰고 있읍니다.자연상태에 가까우면 가까울수록 치료에 더 좋다는 것이죠.값비싼 약은 사용하지 않습니다.인간이란 단순해서 어차피 죽을 사람은 죽기 마련이고,나을 사람은 낫기 마련입니다.게다가 의사 흐리스찌안 이바노비치가 환자들에게 뭔가를 설명해 준다는 것은 너무 어려운 일이지요.그를 러시아말을 한마디도 못하거든요.
 
<-- 자선병원 원장인 필립뽀비치가 자신의 병원이 완벽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것을 설명하는 장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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