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내일은 어느 초원에서 잘까 - 아르항가이 초원의 어느 여름 이야기
비얌바수렌 다바.리자 라이쉬 지음, 김라합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6년 1월
평점 :
절판
몽고 영화 '황구 이야기'를 찍은 감독이 영화를 찍는 동안 들었던 생각을 책으로 옮긴 것이다.
영화 '황구 이야기'의 줄거리와 몽고에 전해져 내려오는 이야기들, 그리고 자신의 독일 유학 시절과 어린 시절의 이야기들이 잔잔하게 펼쳐진다,마치 몽고의 초원처럼.
얇고, 한가로우며,과장없는 소박한 이야기들이 얌전하게 읽혀지길 기다리고 있다.
몽고에 대해 독일 사람들이 아는 것이라고는 양을 도살할 때의 모습뿐이더라 하는 것에 마음 아파하며 몽고 문화의 다양성을 알려주고 싶어한 작가의 의지가 어느정도는 성공한 듯하다.
몽고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게 해 주었으니까...
다사롭고 정이 있는 매력적인 책임.
<다음은 밑줄 그은 말들이다.>
드이림의 하얀 호수
네 물은 해마다 가라 앉고
다 큰 아이들의 어머니
그대는 해마다 작아지네.
자식을 기다리는 어머니,
별과 달이 그대를 위로하네 -----몽골의 노래
딸아, 누구나 죽지만 아무도 죽지 않는단다.
내가 학교에 들어가는 것과 동시에 할머니가 이야기꾼으로 동행하던 동화의 시대는 끝났다.학생이 된 나는 동화의 시대가 인류 역사에서 끝없이 계속되는 과정이 아니라 어느날 갑자기 고통스럽도록 빨리 끝날 수 있다는 걸 경험해야 했다.
내일 해를 다시 보리라는 보장은 없지만, 내일 죽을 이유는 헤아릴 수 없이 많다.
나 어릴적, 넘어질 때마다
풀밭이 나를 부드럽게 받아 주었지.
어렸을 때 나는 여뀌를 주워 모으는 게 그토록 고되고 번거롭다면서 어째서 사람들이 쥐들의 식량창고에 절반을 남겨 두고 오는 지 이애할 수 없었다.
삼촌은 진지한 얼굴로 내게 말하기를, 사람이 지나치게 욕심을 부리면 쥐들이 풀줄기에 목을 매 자살한다고 했다! 쥐가 풀줄기에 목을 매고 자살하는 과정을 삼촌이 얼마나 생생하고 자세하게 설명해 주셨는제 ,나는 지금도 그게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해 줄 사람을 기다리고 있다.
나 있을들 어떠하고 없은들 어떠하리.
노래하는 새들이 내 목소리를 이어받을 테고
저 하늘은 언제나 처럼 당당할 것이며
수많은 사람들 여기 머물진대. -----몽고의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