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고, 볼 것이라곤 책 표지밖엔 없길래 좀 크게 사진을 넣으려 했는데,그것마저 여의치 않네. 제이미 올리버를 좋아한다. 그가 요리를 하는 걸 보고 있으면 이 세상에서 가장 쉬운게 요리란 착각과 환상 속에 빠지면서 덩달아 기분이 좋아지기 때문에. 물론 현실로 돌아오면 여전히 자정을 넘겨버린 ,그것도 적성에 안 맞아 한결같이 서투른 요리 솜씨를 고수하는 무능한 신데렐라로 돌아오지만 말이다. 아마도 그래서 내겐 제이미 같은 환상이 절실히 필요한지 모르겠다. "요리 ? 아주 쉬워요.요령만 알면 나아질 수 있다니까요?."라고 호탕하게 말을 해주는 그가. 그랬기에 표지가 예쁜 이 책을 망설임 없이 집어 들었다. 이정도까지 시시껄렁할 것이라곤 상상도 못하면서 ... 제이미의 아내. 언젠가 책을 내는 것이 소원이었다는 여자.줄스 제이미. 그녀가 결혼을 하고 어렵게 아이를 낳아 키우는 과정들을 기록한 것인데, 소원이라고 해서 누구나 다 책을 내면 안 된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었다. 남의 일기를 읽는 이유가 관음증 때문이라고 하자. 이 책의 문제는 줄스의 내면이 그다지 흥미로울 것이 없다는 점이었다. 좀 쓸 만한 말이 있어야 들을 것 아닌가? 그냥 착하고 선량하며 평범한 여자의 육아 일기.어쩌다 유명인사가 되긴 했지만 유명해진다고 자동적으로 내면이 풍부해질리는 없다는 걸 감안하면 쓸만한 말을 기대한 것이 무리였을 것이다. 수상소감으로 끊임 없이 감사명단을 읊어대는 여배우가 연상되는 여자의 임신과 육아에 대한 허섭쓰레기 같은 정보를 원하신다면 집어 드셔도 무방하다. 그래도 책 속에 들어있는 사진들은 예뻐서 사진값으로 별 반개 준다. 출간되자 마자 아마존 2위에 오를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는 말에 사람들이 현혹될까 심히 저어되는 책이었다. 그래도 어쨌거나 올리버가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산다니 흐믓하다. 너흰 그냥 그렇게 행복하게 살려무나.책은 더 이상 내지 말고....알겄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