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내리는 날 돌아다니는 것은 미친개와 낚시꾼뿐인데, 아마 그 낚시꾼도 미친게 맞을거라며 익살을 떨어대는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이 책의 저자 폴 퀸네트죠.그 자신이 "미친 낚시"를 실천하고 계신 분이라, 아무리 낚시꾼이라해도 비를 맞아가며 낚시를 할 정도면 미친게 맞다고 하네요.
이 책은 그런 그가 낚시를 하면서 건져 올린 인생에 대한 이야기 90편을 묶은 거랍니다.
제게 '아 , 이렇게 극성맞게 낚시를 할 수도 있구나 ...'라는 깨달음을 주신 폴이 어떤 이야기를 할 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물고기 무뉘가 있는 넥타이를 매려 '최대한' 노력한다는 폴은 사실 임상심리학자에 자살 방지 전문가, 교수, 대중 연설가, 저자등으로 성공적인 삶을 살고 계신 분이랍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그의 삶을 독특하고 매력적으로 만드는 것은 바로 낚시여요.
50여년의 세월동안 1년에 80일 정도는 낚시를 다녔고, 그것만으론 성에 안 차 호수가 많은 시골로 이사를 갔으며, 휴가 동안에는 매혹적이고 이국적인 물고기를 쫓아 세계의 낚시터를 누비고 다니신다니..."미친 낚시꾼"이란 말이 절대 과장이 아니란 걸 아시겠죠?
하지만 그렇다고 이 베테랑 낚시꾼이 들려주는 이야기가 모두 낚시에 관한 것만은 아니여요.
그의 삶이 배여 있는 이야기들은 결혼,가족, 우정, 열정을 쫓아 산다는 것, 인생의 아이러니들, 예의,희망 그리고 그의 인생에 관한 것들인데요, 통찰력있고, 현실적이며 ,명쾌한 지혜로 가득하죠.
하지만 사실 제가 그를 좋아하는 건 그의 유머 때문이여요,
그는 언제나, 언제나 ,언제나 유머를 잃지 말라고 충고하시는데, 남에게 그런 충고를 해도 될만큼 아주 재밌는 분이시거든요.
폴 퀸네트식 유머를 맛보기로 보자면...
낚시에 관한 글 청탁을 받고서 돈이 되는 일 같았으면 생각을 많이 했겠지만 ,돈이 되지 않는 일이라 간단히 생각했노라고 솔직하게 말하시고,
피라냐를 딱 한마리 잡고서 의기양양, 감격에 겨워하며 돌아오는 길에, 그 동네 아이들이 주로 잡는 물고기가 피라냐란 소리를 듣고는 머쓱해 하셔요.
또,낚시계의 애송이(그러니까 아들이나 손자등등)를 길들이려면 절대 낚시대를 사주면 안되고 생선 다듬는 칼이나 숫돌, 작업용 장갑등을 선물해야 된다고 살짝 조언도 해주시죠.
환경운동에 동참한다며 물고기 내장을 모아 썪히다 냄새로 동네 주민들을 경악시켰으며,
어릴적 싫다는 형을 질질 끌고 낚시하러 갔는데 형이 대어를 낚는 것을 보고는 잠시 그를 보내버릴까 숙고를 했었노라는 고백도(?) 들려 주시네요.
정말 점잖게 앉아서 읽기 매우 힘든 책이랍니다.음미하며 웃다보면 우울할 새가 없다는 장점이 있는 책이여요.조용한 도서실이나 지하철에서 읽었다간 낭패를 당하실 지도 모른다는 점을 알려 드려야 겠군요.
그는 독자들에게 ' 단지 꿈만 꾸지 말고 숨이 턱턱 찰때 까지 인생을 쫓아가라고'며,
꿈이 현실보다 중요해져서는 안된다고,자기 자신을 알아가는 것이나 물고기를 낚는 것이나 모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씀 하셔요.
어때요? 옳은 말씀 아닌가요?
이 멋진 인생 선배에게 한 수 배워보시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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