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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해봐야 시체가 되겠지만 - 유쾌하고 신랄한 여자 장의사의 좋은 죽음 안내서 ㅣ 시체 시리즈
케이틀린 도티 지음, 임희근 옮김 / 반비 / 2020년 1월
평점 :
죽음이란 소재에 끌리는 것이 나뿐만이 아니라는 안도감과 함께 묘한 거부감이 들게 하던 책. 그만큼 죽음이란 것이 남에게 참신하게 설득하기 어려운 주제인가보다 싶기도 하고, 어쩜 그렇게 해낼만한 사람은 빌 브라이슨밖엔 없겠다 싶기도하다. 저자가 젊은 나이 때문인지 통통 튀는 문장에 죽음이란 주제를 비교적 깊게 , 하지만 전혀 어렵지 않게 잘 풀어냈음에도...가독성이 좋지 않다는 것이 아쉬운 점이다. 저자가 젊어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글쓰기에 아직은 경험이 부족해서 생긴 일인지, 것도 아님 이 저자의 한계인지는 모르겠으나 , 가끔 빛나는 재치를 생각하면 한없이 아쉬운 것은 사실이었다. 가독성을 어렵게 하는데는 번역도 한 몫을 해서, 비교적 화려한 번역서의 역자가 왜 이렇게 해독이 어려운, 읽다보면 원문이 무엇이었을까 궁금하게 만드는 번역을 했는지 의아하기만 했다. 본인은 이런 문장들이 이해가 됐었던 것일까? 한국인인 역자가 읽어도 무슨 말인지 모른다면 다른 한국인인 독자가 읽어도 무슨 말인지 모른다는건 당연할 것이 아닐까. 대충 알아듣고 싶음 알아듣고, 말면 말고 식으로 번역해놓은 듯해서 기분이 상했다.
한마디로 흥미로운 주제이고, 흥미롭게 쓰려고 애를 썼으며, 간혹 진짜로 매혹적인 글쓰기에 책을 끝까지 놓치는 않았지만, 계속해서 읽기는 정말로 어려웠다. 참으로 이상한 책이라...라는 생각을 하면서 책을 내려 놓았는데, 왜 계속해서 읽기가 어려웠는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80%는 이 저자의 글쓰기 스타일이 독자들에게 계속해서 흥미를 유발하기에 어렵게 쓴다는 점일 것이고, 10%는 역자 탓이고, 나머지 10%는 흥미를 자주 잃어 버리는 독자인 나 탓일 것이다. 하지만 어쨌거나 저자의 죽음에 관한 깊은 고찰과 재치에도 불구하고 좋은 점수를 줄 수 없었던 책인 것만은 확실하다. 결론적으로 글을 잘 쓰는 작가는 아니었다는 뜻임. 하지만 그럼에도 평균은 넘는 글쓰기 였다는 것은 확실하지, 형편없는 작가라고 오해는 마시길...그녀가 세월이 지나면 더 나은 글쓰기를 하게 될까? 글쎄.....알 수 없는 일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