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하기 위해 살다 - 마르케스 자서전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지음, 조구호 옮김 / 민음사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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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h,boy! He does know How to write!!!>
1.제목을 눈여겨 보자.

<어머니가 집을 팔러 가는데 함께 가자고 했다.>라고 708페이지의 매혹적인 여행을 시작하는 이 책은 자서전 치고는 두껍다  했는데, 그나마 이것도 그의 30대 전까지만 서술된 것이란다.

얼~~~마나 말이 많던지.이구아수 폭포가 무색할 정도다.그나마 다행이라면 그 쉴새 없이 빡빡하게 쏟아내는 이야기들 모두 한결같이 재밌고 매혹적이서 지루하지 않다는 것이라고나 할까.읽어 치우는게 아까워, 쬐끔씩 야금 야금 읽어 가면서 오랜만에 책 읽는 재미로 행복했다.이야기 하기 위해 산 것이 너무도 명백해 보이는 사람,이 사람 마르케스.책의 제목이 작가에 관한 한 군더더기 없는 진실이었다.

2.백년 동안의 고독

<그래서 20살의 작가는 어머니를 따라 어린시절 자신이 살았던 고향으로 향한다.>

백년동안의 고독의 배경이 되는 고장으로.그가 이끄는 대로 따라 가보니 아련히 백년 동안의 고독의 분위기가 감지된다.여기 였구나! 백년 동안의 고독은 그의 단순히 상상력의 소산이 아니었어!고향을 바라보는 그의 시선을 통해 백년간의 고독이 어떻게 탄생을 했는지 알 수 있었다.바로 그의 어린시절의 초상이었다는 것을.그는 그 여행이 자신의 인생의 중요한 갈림길이었다고 후에 회고를 한다.평생 글로 먹고 살겠다고 작정을 한 것과 후에 유명해진 책의 모티브를 얻었기 때문에.

3.노벨상은 아무나 타나...

어린 시절부터 시작된 마르께스의 천재성을 보면서 마르케스가 우연의 산물이 아니란 것에 놀랐다.백년동안의 고독을 빼곤 그의 작품이 별로였기에 난 그가 운이 좋아 노벨상을 탄 한물간 작가로만 여기고 있었다.그런데 알고보니 그는 어릴 적부터 꾸준히 작가의 길을 간 준비된 천재였다.이런 선천적인 천재가 무자비할 정도로 읽어대고, 창녀에서 부터 대통령까지 다양한 사람들을 접하며 ,그 경험들을 늘 분석하고 가슴에 새기면서 새로운  작품을 쓰려고 노력을 했으니 그런 작품이 나온 것도 당연했다.그 과정을 보니 저절로 고개가 숙여졌다.우리나라의 실정을 생각하니 부럽기도 했고...

4.내 슬픈 창녀들의 추억.&콜레라의 사랑-<배고픔 때문에 손님과 잠을 자야 하는 소녀들의 집>
그는 10대때부터 창녀촌에서 거반 살다시피 한다.읽고 보니 <내 슬픈 창녀들의 추억 >은 그가 그녀들에게 바치는 애정의 표현이었는데,어찌보면 창녀촌이 그의 젊은 날을 지켜준 셈이니 그럴만도 했다.그런데 솔직하고 자연스럽게 창녀와 살았던 일들을 아무 것도 아니라는 듯 말하는 그가 밉상스러워 보이지 않는 것은 왜일까?하긴 창녀들을 자신과 같은 눈높이로 대하는 그를 어떻게 미워하겠는가?

5.저널리스트로써의 마르케스.
이 책은 작가로써의  마르케스보단 그의 저널리스트로써  장점들이 부각되고 있는 책이다.사진처럼 정교하고 예리하며 생생하고 놀랄 정도로 세세한 기억력에,지성적인 문장들,논리적이고 박진감 있는 상황 묘사와 통찰력있고 유머스러운 인물 묘사등이 그의 놀라운 문장력과 더해지니 헉헉대면서도 읽는 것이 너무 신났었다.그가 들려 주는대로 듣고 따라가면 그의 어린 시절과 학창시절, 그리고 얼렁뚱땅 들어간 신문사등 그의 인생 역정을 따라 쫄랑 쫄랑 같이 다녔던 것 같은 기분이 든다.이야기를 잘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시간과 공간 개념이 사라지는 듯한 느낌이 들곤 하는데,이 책을 읽는 동안 난 그의 시간과 공간을 살았으며 그가 만난 사람들과 조우를 하고 그가 겪어낸 세월들을 산 듯했다.남의 삶을 살아 본다는 것,그거 참 매력적인 일 아닌가?더군다나 그 당사자가 마르케스일 경우엔 말할 것도 없겠다.

 

6.가비또! 이 남자를 보라!

책의 관건은 결국은 작가의 매력에 있다고 난 생각한다.거부할 수 없는 인간적인 매력을 지닌 남자,마르케스.그가 가진 솔직함, 자유 분방함, 지성적이지만 냉정하지 않는 성품, 인간에 대한 애정, 빠른 두뇌회전, 사람들을 보는 안목과 자신을 과시하지 않는 소심함들을 대하면서 이 세상에 이런 사람도 존재한다는 것이 기적처럼 느껴졌다.그처럼 명석한 인간을 만들어 냈다는 것은 남미와 콜롬비아로써는 대단한 영광이 아닐 수 없겠다.가난,험악한 정치 상황,불륜,현격한 빈부차, 줄줄이 탄생하는 동생들,변호사가 되길 원하는 부모와의  갈등등 ,인생의 힘든 순간에도 인내를 잃을 지언정 유머는 잃지 않았다는 인생 철학과 음악,그리고 문학에 대한 열정으로 한 세상을 멋들어지게 살았던 백전 노장의 흥겹고 소란스런 이야기.함 읽어 보시라고 적극 권한다.특히 작가가 되고자 하시는 분들에겐 좋은 길잡이가 되 줄 것이라 확신한다.

 <추신--피곤한신 분들,시간을 납치라도 하고프다고 하소연을 하시는 분들,300페이지 이상을 넘어가는 책은 읽으려면 골치가 아프다시는 분들은 삼가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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