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리와 함께한 여행 - 존 스타인벡의 아메리카를 찾아서
존 스타인벡 지음, 이정우 옮김 / 궁리 / 2006년 11월
평점 :
절판


 존 스타인백?!!!주저없이 집어 들었다.

 '기행문은 이제 읽지 말자, 다 거기서 거기야...'라고 며칠전 내가 했던 결심은 번쩍하더니 공기속으로 사라졌다.그래,<스타인백+ 개+여행= 내가 이성을 잃게 되는 공식>이라 한들, 뭐 어쩌겠는가?역시 스타인백이었다.이런 가정을 해보자.어떤  작가가 58살의 나이에 트럭을 개조해 미국 전역을 여행하기로 결심을 했다고.이유는 오랫동안 미국에 대해 써왔는데 그것이 기억에만 의존했다는 사실에 계면쩍어져서라나? 물론 그 자신의 방랑벽과 날로 떨어지는 기력에 대한 불안감에 늦기 전에 미국전역을 돌고 싶은 맘도 한 귀퉁이를 차지했으리라...

어쨌거나 그는 모든 이들의 우려에도 개를 데리고 떠난다.트럭에 로시난테라고 이름을 붙이고서는 떠나지 못하는 자들의 부러운 시선을 뒤로 한 채.이 가정을 몽땅 충족시킨다고 하면 이런 글이 나올 수 있을까?

어림 없다.여기에 바로 이 책의 유일무이성이 있다.기깔나게 글을 잘쓰는 노작가의 연륜과 인간성이 배여 있지 있기에 가능한 책이기 때문이다.

유머? 인간애? 냉철함?예리한 분석? 사람을 이해하고 다루는 솜씨?  넘치지 않아 보기 좋은 개에 대한 사랑과 개보다 못한 인간에 대한 조롱? 자연에 대한 경이? 통찰력?모두 다 여기 이 책 안에 있다.솔직하고 다정한 음성으로 말이다.

너무 반가웠다.예전에 왜 내가 그를 그렇게 좋아했었는지 새록거리게 만든 책이었다.빌브라이슨이나 쾜멘도 기행문에 관해서라면 한 가닥 하는 사람들이지만, 그들보다 선배격인 스타인백의 글엔 못 미친다.

교육이나 정보가 재능과 인격을 능가할 수는 없는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품격있고 ,적확하지만 느슨한 필체로 독자에게 여유를 주며,능글대지만 도저히 반발할 수 없는 매력이 넘치는 글.무엇보다 남성다운 글.어찌 이런 글을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뭔가 생각할 거리를  주는 어른의 글이었다.

한번 읽어 보시는 것도 좋을 거란 생각에  강추!

(참, 이 책은 30년전 출간된 것을 재간한 것이다.번역이 조금 매끄럽지 못한 듯 하면서도 ,책에 대한 애정이 오롯하게 느껴져 신선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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