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장화
헤닝 만켈 지음, 이수연 옮김 / 뮤진트리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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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닝 만켈이라는 저자의 이름만 보고 고른 책. 저자의 책을 거의 다 읽기도 했지만, 전작 <이탈리아 구두>의 8년 뒤를 그린 후속작이라는 말에 안 볼 수가 없었다. 그 책을 워낙 재밌게 봐서 말이다. 후속작이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게 <이탈리아 구두>의 주인공 프레드릭이 다시 등장한다. 성공한 외과의였다 의료 사고로 모든 것을 다 접고 낙향해서 살아가던 그에게 뜻밖의 큰 사건이 벌어진다. 바로 그의 집이 야밤에 홀라당 타버린 것이다. 이제는 평화롭게 죽을 날만 기다려야지 했던 70세의 나이에 다시 모든 것을 새로 시작해야 한다니, 프레드릭은 분통이 터진다. 하지만 그보다 더 어이없는 사실은 경찰이 그를 방화범으로 의심한다는 것이다. 집이 다 탔다는 말에 한걸음에 달려온 딸 루이제는 위안이 되기는 커녕 가뜩이나 정신 사나운 그에게 걱정거리만 잔뜩 안기고는 사라진다. 그 와중에 방화를 조사하러온 40대 여기자에게 반한 프레드릭은 어쩌면 그녀와 모종의 썸씽이 생기지 않을까 내심 기대하게 되는데....아마도 헤닝 만켈의 분신이라 생각되는 프레드릭이란 캐릭터가 원맨쇼 수준으로 이야기를 끌고 가던 작품이다. 전작보다는 인간미나 감동은 덜한 편. 프레드릭이  어찌나 재수없는 사람으로 나오던지 집이 불이 탄 것도 딸이 그에게 야박한 것도 하나도 안스럽지 않아서 말이다. 이렇게 사랑스러운 구석이 없는 노인네를 주인공으로 저자가 책을 썼다는 것이 놀라웠을 정도. 하지만 이야기를 엮어가는 역량만 따지고 본다면 그의 마지막 작품이라는 것이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세심하고 생생하다. 마지막에 가서는 약간의 감동적인 삽화로 마무리를 하니, 혹시나 중간에 열받아서 책을 읽을까 말까 고민하시는 분들은 그냥 내처 읽으시라고 권해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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