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메이징 브루클린
제임스 맥브라이드 저자, 민지현 역자 / 미래지향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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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메이징 브루클린 ㅣ 제임스 맥브라이드 ㅣ 민지현 옮김 ㅣ 미래지향




"이제 알겠구나. 내가 왜 너를 죽이려고 했는지. 너의 부모는 너를 위해 선을 이루는 삶을 선택하지 않았지. 난 너의 삶이 나처럼 또는 나의 헤티처럼 슬픔에 젖어 부두에서 끝나는 걸 원치 않았어. 나는 이제 내 인생의 마지막 시월에 서 있다. 사월을 다시 맞이할 수 있을지 몰라. 나 같은 늙은이가 선한 인간으로 죽음을 맞이하는 것이 옮은 것처럼, 너도 좋은 청년으로 죽음을 맞이하는 게 옮아. 내가 기억하는 강하고 멋있고 영리한 청년으로 말이야." (p. 430)



때는 1969년, 파이브엔즈 침례교회의 집사인 쿠피는 마약 중개업자인 열아홉 살 딤즈 클레멘스를 향해 방아쇠를 당겼다. 광장에는 많은 사람들이 있었지만 쿠피 즉 스포츠코트를 신고하지 않았다. 위장근무 중인 경찰도 당사자인 딤즈마저도 그를 신고하거나 그에 대해 사람들에게 분노를 터트리지 않았다. 왜일까?


아내를 잃고 맹인인 아들과 살아가는 스포츠코트는 커즈하우스 단지의 파이브 앤즈 교회 집사이면서 야구 코치이기도 하다. 교회에서 어릴 적부터 야구를 가르친 딤즈를 스포츠코트는 죽이려 총을 쏘지만 다행히도 귀를 한쪽 잃는 부상으로 목숨은 건진다. 딤즈의 할아버지는 스포츠코트의 친구였기에 딤즈는 왜 자신을 죽이려 했는지 궁금해하면서도 할아버지 때문에 참는다. 딤즈는 스포츠코트가 본 누구보다도 훌륭한 투수가 될 아이였지만 어느 날 마약중개상이 되어버리고 스포츠코트는 점점 술이 없이는 견딜 수 없는 알코올중독자가 돼버린다. 그리고 2년 전 죽은 아내 헤티와 늘 대화에 빠져있다. 사건을 해결하려고 탐문조사를 하는 경찰은 주민들의 척박한 삶을 맞닥뜨리며 그들에게 날카로운 행정의 잣대를 들이대지 못한다. 자신이 딤즈를 향해 방아쇠를 당긴 것을 기억하지 못하는 스포츠코트. 그리고 마약 조직이 마수의 손길을 뻗게 되며 커즈하우스는 긴장하게 된다.



브루클린은 치안이 탄탄한 안전지역이기도 하고 젠트리피케이션이 진행되어 젊은 세대에게 각광받는 지역으로 변모한 듯하다. 하지만 책에서의 1969년은 유색인과 부두 노동을 하기 위해 건너온 이탈리아인들, 라틴계 이주민들이 모여 있는 곳이다. 스포츠코트라는 인물이 내용의 중심에 있는데 이 인물도 흑인이고 그를 둘러싼 이웃들이 모두 흑인이며 경찰은 백인, 이탈리아 제노아 출신 등이 등장한다. 책에서 알 수 있듯이 한마디로 표현될 일이 아니지만 흑인들은 타인으로부터 존칭인 '씨'도 붙이지 않은 채 호명된다. 그 외의 것들은 말할 것도 없이 아무것도 없는 땅에 싸구려 아파트를 짓고 교회를 짓고 청소를 하고 정원 관리사로 일하는 등 허드렛일을 하며 그들은 그들의 삶을 연명해 왔다. <#어메이징브루클린>은 바로 그들의 이야기다. 슬픔과 의혹, 척박한 환경 속에 불운까지 겹치고 생사의 문제에 마약까지 개입된 그들의 삶은 악순환이 지속될 수밖에 없는 운명들이었다.



경찰로부터 스포츠코트를 보호하려는 핫소시지, 딤즈로부터 벗어나 성공하려는 딤즈조직의 일원, 마약조직으로 성장하려는 조 펙, 커즈하우스 단지에서 자리를 잡았지만 절대 마약은 손대지 않는 엘레판테, 이야기의 열쇠를 쥐고 있는 폴 자매, 교회 목사의 부인인 지 자매 등등 아주 많은 등장인물이 나오고 이야기는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커즈하우스의 주민들은 모두 구구절절한 사연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서로의 아픔의 역사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다. 그들은 서로에게 믿음과 신뢰가 있었고 또 하나의 사건으로 커즈하우스에 큰 혼란을 가져다주지 않을까 걱정이 되었는데 그들의 가족 같은 끈끈함으로 아름답게 결말을 내는 것에서 아름다운 감동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슬픈 엔딩도 있다. 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극,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라고 했던가. 인생을 멀리서 객관적으로 들여다보면 웃으며 인생의 슬픔을 견디어 낼 수 있겠다는 희망을 주는 말이다. 브루클린의 그들도 인생을 멀리서 보았을까. 그들의 삶은 힘들었지만 슬픔을 받아들이며 이겨내며 웃음을 잃지 않았다. 책이 꽤 두껍기도 하고 그들의 지난한 삶과 많은 등장인물에 조금은 내용의 맥을 잡기 힘들기도 했지만 뒤로 갈수록 소리를 내어 웃기도 하고 따뜻한 이야기에 감동을 받게 된다. 인간의 삶은 역시 어메이징하다는 생각에 책 제목에 공감이 된다.



작가인 제임스 맥브라이드는 1996년 어머니와 가족에 관한 에세이 <컬러 오브 워터>롤 출간해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고 <어메이징 브루클린>은 타임지가 선정한 올해 최고의 소설 TOP 10, 뉴욕타임스 2020년 최고의 도서 TOP 10, 오프라 윈프리 2020 북클럽 선정 TOP 20, 버락 오바마 선정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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